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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돈으로 해외주식 사고 대출금도 갚고…‘잔돈금융’ 막오른다

신한카드, 연내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 예정
20~30세대·금융소외계층 겨냥
증권업 진출 준비하는 토스, 카카오페이도 나설듯

<게티 이미지>

‘잔돈을 투자하세요(Invest your spare money).’
미국의 핀테크 업체인 에이콘스(Acorns)는 2012년 이 문구를 기치로 내걸고 ‘잔돈 금융’에 뛰어들었다. 잔돈 금융은 자투리돈을 자동으로 적립해 저축 또는 투자에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에이콘스는 가령 자사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된 신용카드(또는 직불카드) 이용자가 25.45달러짜리 물품을 구입할 경우, 이를 ‘올림’(round up)한 26달러의 차액인 55센트를 잔돈으로 자동 저축해줬다. 이 돈이 일정금액(최소 5달러)을 넘어서면 이용자의 ‘펀딩 계좌’에서 ‘투자 계좌’로 이체되면서 본격 투자금으로 운용된다. 서비스의 월 이용료는 1달러다. 대표적인 20대 젊은 층인 대학생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우리나라에서도 잔돈 금융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투리 돈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가 하면, 핀테크업체들이 잔돈을 활용한 다양한 투자 상품도 선보일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20~30세대를 겨냥한 잔돈 금융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이르면 연내 신용카드 이용자의 카드결제 자투리 금액을 모아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신한카드가 준비중인 소액투자서비스 방식은 이렇다. 신한카드 이용자가 자투리 금액으로 ‘1000원 미만’을 설정해 놓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4100원) 결제하면, 900원이 자동투자금액으로 산출되는 식이다. 이렇게 모아진 잔돈이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해외주식(소수점 매매 서비스)에 투자해주는 것이다. 한국과 달리 해외주식은 소수점 투자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주당 약 200만원인 아마존 주식을 2만원대(0.01주)에 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잔돈금융 서비스는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해외의 경우) 잔돈금융 서비스는 저축과 투자를 할 여유가 없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서 “저렴하고 간편한 소액저축 및 투자 서비스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핀테크 업체인 코인스(Qoins)의 경우, 잔돈으로 조성한 금액으로 이용자의 신용카드 대출금, 학자 대출금 같은 부채 상환 서비스를 2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이나 금융소외계층에 합리적 지출 가이드를 제공하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쉽게 접근하는 ‘넛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넛지 효과는 강요 없이 유연한 방식으로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국내의 경우, 대표적인 핀테크 앱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증권사 진출을 준비 중인데, 이들이 내놓을 주요 서비스가 잔돈 금융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스는 이미 토스 카드로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면 자동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상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와 토스 역시 주요 고객이 20~30대이고, 송금 및 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잔돈금융) 서비스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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