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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식당 위 갤러리…대안적 갤러리 북적대는 서촌

윌링앤딜링 이달 중순 서촌에 둥지 틀어 시너지 기대

서울 종로구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자하문로를 따라 200m 남짓 걸어 올라간 버스정류장 앞. 어딜 봐도 갤러리처럼 생긴 곳은 없다. 노란색 외벽에 흑돼지 그림이 인상적인 돼지요릿집이 눈에 띌 뿐.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이하 윌링앤딜링)은 통념을 깨고 이 서민적인 식당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이달 중순 서촌으로 이사 온 윌링앤딜링을 28일 찾았다.
식당 위층에 둥지 튼 윌링앤딜링 입구.

윌링앤딜링은 눈에 띄는 입간판 하나 달지 않은 채 개관 작품으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검은색과 미색이 점선처럼 이어진 긴 막대기가 지붕에서 벽을 타고 내려와 계단으로 올라가더니 갤러리 안으로 쑥 들어간다. ‘저를 따라오세요’ 하는 것 같은 이 작품은 부부 작가 로와정(노윤희&정현석)이 개관 기념전으로 마련한 설치 작품 ‘점선(Dashed Line)'이다.

윌링앤딜링은 대안공간 루프, 대림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경험을 쌓은 김인선 큐레이터가 2012년 개관한 곳이다. 이태원 경리단 길과 방배동 카페 골목을 거쳐 서촌 시대를 열게 됐다. 김 대표는 “한국의 젊은 작가를 알리는 대안적 성격의 갤러리를 지향했다. 방배동은 갤러리가 거의 없어 한계를 느꼈다”면서 “화랑들이 몰려 있으면서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서촌이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저 상업 갤러리가 밀집한 북촌과는 다른 대안적인 갤러리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부 작가 로와정의 설치 작품 '점선'

서촌 지역에는 이미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과 팩토리, 신생공간인 시청각, 비영리 전시공간 보안여관 등이 포진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북촌의 삼청동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유명 작가들의 비싼 작품을 소장하기 힘든 30, 40대 젊은 컬렉터들이 서촌을 즐겨 찾고 있다.

‘인증 사진 명소’가 된 대림미술관뿐 아니라 메이저 갤러리인 리안갤러리와 아트사이드갤러리, 신진작가 발굴에 주력하는 갤러리룩스 등이 있는 등 북촌보다 다양성을 갖춘 미술 생태계도 서촌의 장점이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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