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복판 비프(BIFF)광장에 설치된 일본 영화감독 비토 다케시(본명 기타노 다케시·72)의 핸드프린팅 동판을 제거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본 방송에서 ‘한국은 이상한 나라’라는 식의 발언을 일삼으며 한국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자의 핸드프린팅을 굳이 보존할 가치가 있느냐는 비판이다.

영화 ‘피와뼈’ 중 다케시 스틸컷과 BIFF 광장의 다케시 핸드프린팅 동판.

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이 다케시의 핸드프린팅 동판을 제거해야 한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국민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으로 활약하는 다케시는 그동안 숱한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은 지독한 편견과 몰상식에서 나온 그의 혐한 발언에 한탄해야 했다.

그는 지난 1월 27일 일본 지상파 TV아사히에서 방송된 정치 대담쇼 ‘비토 타케시의 TV태클’(ビートたけしのTVタックル)에서 한국 집권층은 궁지에 몰리면 일본을 비난하고 나선다고 주장했다.

‘비토 타케시의 TV태클’ 한 장면. TV아사히 캡처

다케시는 “한국은 대통령이 상태가 나빠지면 일본을 비난한다”면서 “주로 (대통령 직을) 그만두고 나중에 체포되기도 한다. 이상한 나라”라고 말했다. 다케시는 이어 한류를 통해 일본으로 수출되는 한국 드라마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무작정 한국 드라마 등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보통이라면 따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외모를 폄하한 적도 있다.

그는 지난 2월 24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문 의장을 ‘호박 같은 머리’라거나 ‘삶아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내뱉었다.

‘비토 타케시의 TV태클’ 한 장면. TV아사히 캡처

문 의장은 지난 2월 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들인 일왕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발언해 일본 정가에 파장을 일으켰다.

다케시는 문 의장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문씨, 저 호박 같은 머리 어떻게 좀 못하나. 삶아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속에 여러가지 넣으면 10인분은 되겠다”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다케시의 혐한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 ‘겨울연가’ 신드롬이 불자 “독도를 강탈한 나라의 드라마 따위를 보면 되느냐”고 비판했다.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는 일본 것을 죄다 베낀 덕분”이라고도 했다. 또 한국 여성들은 모두 성형을 한다는 식의 발언을 내뱉은 적이 있다.

영화 ‘소나티네’ 스틸컷

방송뿐만 아니다. 극우 정치인으로 ‘한국이 한일합방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식의 혐한 망언으로 악명을 떨쳤던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 도지사의 정치 활동에 참석했다. 또 ‘위험한 일본학’이라는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을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역사 문제를 들먹이는 뻔뻔한 나라’로 표현했다.

그의 이런 과거를 기억하는 부산 시민들이 최근 한·일갈등이 첨예하게 벌어지자 다케시의 핸드프린팅 동판을 들어내자는 의견을 내는 것이다.

비프광장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부산시 중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몇몇 시민들이 최근 부산시측에 전화를 걸어 다케시 감독의 핸드프린팅을 계속 보존해도 되는지 문제 삼았다고 한다”면서 “부산시는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판단, 부산국제영화제측에 이와 관련해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케시의 BIFF 광장 핸드프린팅 동판

즉 핸드프린팅은 예술가로서의 성과를 인정해 제작된 것이니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이다.

1996년부터 핸드프린팅 동판 작업을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측은 매년 세계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영화 인물들을 선정해 핸드프린팅 동판을 제작해왔다. 다케시는 97년 웨인 왕(감독·중국)과 제레미 아이언스(배우·영국), 시에진(감독·중국),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이란), 김기영(감독·한국) 등과 함께 핸드프린팅 인물로 선정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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