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캐릭터 컷과 드라마 속 배우들의 모습. 네이버웹툰, OCN 제공


웹툰의 드라마 리메이크 소식이 전해지면 온라인상에 늘 등장하는 게 있다. 만화 캐릭터와 꼭 닮은 스타들을 미리 꼽아보는 ‘가상 캐스팅’이다. 포털에 관련 포스팅이 가득할 정도로 인기 있는 문화인데, 이런 네티즌들의 바람은 실제 캐스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는 31일 첫 전파를 타는 ‘타인은 지옥이다’(OCN)가 대표적이다. 김용키(본명 김용현) 작가의 스릴러물로, 주인공 윤종우가 서울로 상경해 허름한 고시원에서 지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주인공의 주변에서 괴이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는데, 손에 땀을 쥐는 몰입감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매번 조회수 상위권을 달렸다.

작화가 고어적인 느낌을 십분 살렸다. 캐릭터의 동그랗고 커다란 눈과 기이한 표정, 흑백 위주의 독특한 그림체가 늘 화제가 됐던 터라 리메이크 소식이 전해지자 캐스팅에도 곧장 이목이 쏠렸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인공 후보로 거론되던 임시완을 비롯해 고시원 주인 엄복순 역에 이정은, 음산한 302호 사내 유기혁 역에 이현욱 등이 연달아 출연을 결정지었다.




제작진이 중점을 둔 것 역시 원작과의 싱크로율이었다. 타인은 지옥이다 제작진은 1일 서면을 통해 “임시완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섭외 1순위였다. 부드러운 비주얼 속 상반되는 매력이 있기에 윤종우를 완벽히 소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은은 가상 캐스팅에도 자주 언급됐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며 “이현욱의 경우 만화 속 인물과 정말 흡사해 출연을 제안하게 됐다”고 일화를 전했다.

올해 하반기 방영 예정인 ‘이태원 클라쓰’(JTBC)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음 웹툰으로 부조리한 세상을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돈, 권력 어느 것 하나 없는 주인공 박새로이가 이태원에 포차를 차리고 뚝심 있게 성공해나가는 과정이 감동을 안겼는데, 유아인과 함께 가상 캐스팅에서 1순위로 꼽혔던 박서준이 캐스팅됐다. 쌍꺼풀 없는 눈과 날카로운 눈매 등이 주인공과 똑 닮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웹툰 주인공과 꼭 닮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의 원작 캐릭터(윗줄)와 배우들. 아래 왼쪽 사진부터 정가람(이혜영 역), 김소현(김조조 역), 송강(황선오 역). 다음 웹툰, 각 소속사 제공


원작과 유사한 이미지의 스타들을 기용하는 건 원작의 인기와 몰입감을 드라마로 가져오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가령 ‘치즈인더트랩’(tvN·2016)은 김고은의 호연과는 무관하게 초반 미스 캐스팅 지적이 일며 입길에 올라야 했다. 김고은이 원작 캐릭터 홍설의 이미지와는 상반된다는 이유였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원작과 유사한 느낌의 연예인들을 캐스팅하면 원작 마니아들을 그대로 시청자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만화와 흡사한 주인공들의 비주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로맨스물 ‘좋아하면 울리는’도 이달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만화가 천계영의 작품으로 청초함을 뽐내는 김소현과 정가람 송강이 호흡을 맞춘다.

공 평론가는 “캐릭터뿐 아니라 서사적인 싱크로율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영상은 만화보다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림이 생략하고 가는 서사를 꼼꼼히 채우고 영상 구현에 신경을 써야만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