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개교해 이른바 ‘고졸 신화’의 유명 인사들을 다수 배출한 서울 덕수고(옛 덕수상고)의 특성화계열이 오는 2024년 폐지돼 경기상고로 통합될 예정이다. 특성화고 인기 하락과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영향이다. 교육계에선 앞으로 다른 특성화고의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경기상고에 통폐합시키는 내용의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관련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덕수고 특성화계열은 2023년까지만 현재 자리에서 운영된다. 실업계 고교 명문 덕수상고의 명맥이 끊기는 것이다. 이 학교 인문계열은 2021년 3월까지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옮겨 덕수고 이름을 유지하게 된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문을 연 덕수고는 109년 전통을 지녔다. 상업고로 운영되다가 2007년 인문계열이 생겼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재연 대법관, 이용규·민병헌 등 국가대표 야구선수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덕수고가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는 특성화고 인기하락에 따른 신입생 모집난에 있다. 현재 덕수고의 특성화계열 3학년 수는 196명이지만 2학년은 106명이다.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그친다. 전체 5개 학과 중 2개과는 1학년 수가 20명을 밑돈다.

특성화고의 신입생 모집난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특성화고 70곳 중 38곳(54.3%)이 올해 신입생 모집 당시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적어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신입생 모집 때는 44곳이 정원 미달 사태를 겪었다. 이에 특성화고들은 지난 5월 교육청에 학급당 학생 수 기준(학생배치기준)을 ‘학급당 20명’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특성화고 신입생 미달사태는 학령인구 급감 문제까지 겹치면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고등학생은 지난해 기준 153만8000명으로 28년 전(1990년 228만4000명)보다 75만명이나 감소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수는 더 많이 감소하고 있다”며 “다른 특성화고도 추가 통폐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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