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이순신 장군 한시 ‘서해맹산’ 인용한 까닭은?

검찰개혁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 표현…극일 강조하는 청와대와 보조 맞추기 해석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한 사무실로 출근해 기자들에게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소명을 완수하겠다.”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54) 전 민정수석이 9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시(漢詩)를 인용해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저의 소명이었고 그 과정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며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께 말씀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가 일성으로 언급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시 ‘진중음(陣中吟)’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를 줄인 말이다.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와 애국의 마음을 담은 것으로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안다’는 뜻이다.

이는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현재 진행 중인 검찰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미다. 두 사안 모두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주도한 안건들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청와대의 강경대응 입장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한시를 언급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후 ‘극일’(克日)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이순신 장군을 예로 들었다. 지난달 12일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선 “전남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경남 거제 저도를 방문했을 때는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도 했다.

조 후보자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본어로 “이순신 정신, 의병과 독립군의 경험 등이 한국인의 DNA 속에 녹아 있다”고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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