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13~14일 김상옥 의사 항거터와 손기정 선수 옛집에 입식안내판(높이 170㎝, 너비 48㎝)을 설치한다.

이는 용산구가 3·1운동 및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3월부터 이어오고 있는 ‘용산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제작사업’의 일환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사업단이 고증·작성한 문안에 당시 사진을 더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김상옥(金相玉·1889~1923) 의사는 1923년 1월 12일 종로경찰서 투탄 의거로 유명한 독립운동가다. 가난한 형편에 어려서부터 직접 공장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20대 초반에는 영덕철물상회라는 공장을 세웠고 조선물산장려운동, 일본 수입품 배척운동에 앞장섰다. 공장 직공 50여명을 이끌고 3.1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김상옥 의사 항거터(후암로28바길 5)에 설치된 입식안내판 합성사진

이후 김 의사는 무력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해 1919년 말 ‘암살단’을 조직했으며 북만주 일대에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이던 ‘북로군정서’로부터 권총과 탄환을 지원받아 북한산 등지에서 사격 훈련을 했다. 1920년 암살단의 일본 고관 암살 계획이 발각되자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약산 김원봉이 이끌던 ‘의열단’에 입단했으며 1922년 12월 국내로 돌아와 일제 식민통치의 심장부이자 독립운동가 탄압의 상징이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졌다.

경찰 추격을 피해 후암동(당시 명칭은 삼판통)에 있던 매제 고봉근의 집에 몸을 숨긴 김 의사는 1923년 1월 17일 ‘삼판통 총격전’을 벌인 뒤 포위망을 뚫고 피신해 1월 22일 효제동에서 1000명에 육박한 경찰과 3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자결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구 관계자는 “김 의사가 삼판통 총격전을 벌였던 후암동 옛 고봉근 집터 인근에 관련 안내판을 세웠다”며 “이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고 말했다.

용산구는 ‘한국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故) 손기정(孫基禎·1912~2002) 선수가 1950년대에 살았던 옛집 앞에도 안내판을 둔다.

손기정 선수 옛집(원효로83길 12)에 설치된 입식안내판 합성사진

손기정 선수는 1936년 8월 9일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일본 대표로 출전, 2시간 29분 19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손기정 선수 옷 중앙에 있던 일장기를 지운 채 우승 사실을 보도해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손기정 선수는 해방 후에도 한국 체육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였으며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2002년 11월 5일 타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고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됐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12일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김상옥 의사,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안내판을 설치한다”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굴곡진 역사를 바로잡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6월에도 백범 김구 선생이 세웠던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원효로2가 73)와 한국전쟁 시기 서울에서 가장 큰 고아원이었던 ‘경천애인사 아동원’ 터에 안내판을 설치했다.

구는 내년까지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를 모두 끝내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독립운동사·한국전쟁·미군부대 흔적 등 주제별 탐방 코스와 안내 책자도 펴낼 방침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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