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자금 마련을 위해 17개국을 상대로 저지른 최소 35건의 사이버 해킹을 조사 중이라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이 북한 사이버 해킹의 최다(最多) 피해국이며, 피해 건수는 10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이 북한 사이버 해킹의 최다 피해국이라는 주장은 남북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이 17개국을 대상으로 사이버 해킹을 감행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 목소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를 타깃으로 사이버 해킹을 저질러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버 해킹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시로 감행됐으며 훔친 돈의 세탁은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이 10건의 피해를 입어 건수 면에서 최다국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구체적인 피해 액수와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가 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방글라데시와 칠레가 각각 2차례 북한으로부터 사이버 해킹을 당했다. 코스타리카, 감비아, 과테말라, 쿠웨이트, 라이베리아, 말레이시아, 몰타, 나이지리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베트남 등 13개국이 1차례 사이버 해킹 피해를 입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17개국에 대해 최소 35건의 사이버 해킹을 감행한 시기는 2015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라고 보도했다.

대북제재위는 또 “북한이 공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휘발유와 경유를 수입하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어기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반기(半期) 보고서로 안보리 이사국들의 회람을 거쳐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9월 초쯤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북제재위는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 해커들이 2018년 5월엔 칠레 은행을 해킹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인도 은행을 해킹해 돈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3월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가상화폐 관련 해킹으로 360억원을 챙겼다”며 “방글라데시 은행과 칠레 은행 등에서 해킹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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