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3일 오전 부인 아키에 여사 등과 고향인 야마구치현에 있는 부친 아베 전 외무상의 묘를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지지통신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인 오봉을 앞두고 조부와 부친의 묘 앞에서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13일 아베 총리가 오전에 부인 아키에 여사, 친동생 기시 노부오 자민당 중의원과 함께 고향인 야마구치현에 있는 부친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묘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기시 중의원은 자식이 없던 외삼촌의 양자로 기시 집안의 대를 이었다. 아베 총리는 전날에는 A급 전범인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묘를 3년만에 찾았다.

부친의 묘를 찾은 후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를 맞이했다고 보고했다”며 “개헌은 자민당 창당 이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지난 7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 승리와 관련해 “레이와(일왕 교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적용된 일본의 새 연호) 시대를 맞아 첫 전국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아버지에게) 보고했다”면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임에 부응하기 위해 힘차게 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새롭게 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외조부와 부친의 묘 앞에서 개헌 의지를 다짐한 것은 올 하반기부터 정치적 숙원인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2차대전 패전 이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는 일본의 교전권과 전력 보유를 금지한다. 전후체제 변경을 목표로 한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국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우선 1단계로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한 뒤 2단계로 전력과 교전권 보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서도 개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을 노골적으로 밝혀왔다. 중의원에서 이미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해놓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개헌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진 못했다. 게다가 개헌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개헌에 호의적인 일부 야당 세력을 규합해 개헌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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