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골칫거리로 둔갑한 생활폐기물자원화 시설

지난 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포항 생활폐기물자원화(SRF)시설 전경.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늘어나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생활폐기물자원화(SRF)시설이 지역사회의 분열과 민원을 일으키는 골칫거리가 돼 버렸다.

포항시는 2016년 6월부터 남구 호동 4만5000㎡에 민자 826억원을 포함해 정부·시 예산 등 1534억원을 들여 SRF 발전시설을 지어 올 2월 18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생활쓰레기를 선별·고형연료 가공과정 등을 거쳐 섭씨 850℃에서 900℃의 온도로 연소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그야말로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오천읍 SRF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오천읍·청림동·제철동 주민들은 SRF시설 운영중단과 폐쇄를 요구하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악취 발생과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주민들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고 SRF시설로 인해 주민들이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돼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SRF시설 인근 주민들이 시설 운영중단과 폐쇄, 이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이에 포항시는 지난 6일 민·관협의회를 구성하고 민원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민·관협의회는 오천읍·청림동·제철동 주민대표 9명, 지역구 시의원 2명, 대학교수 등 전문가 6명, 운영사 1명, 공무원 4명, 사회단체 3명 등 25명으로 구성됐다.

또 지난달부터 오천읍에 환경민원상황실을 설치하고 환경민원기동처리반과 민간환경감시대원 위촉 등을 통해 민·관이 함께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행정 불신을 넘어 지역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SRF시설 환경오염 논란이 민민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포항 남구 오천·청림·제철SRF반대 어머니회는 민원 해결에 소극적이란 이유로 오천에 지역구를 둔 이나겸·박정호 의원에 대해 주민소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은 9월 27일까지 오천지역민을 대상으로 주민소환 동의서를 받아 포항시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청구권자 4만3463명의 20%인 8693명의 동의서가 들어오면 절차를 거쳐 주민소환투표를 한다.

이에 지난 12일 오천읍이장협의회장, 새마을부녀회장 등 23개 자생단체장은 주민소환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SRF시설 전면 중단 민원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시의원에 대해 주민소환을 청구한 것은 오천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 “(시의원에 대한)주민소환 요구는 지역이 사분오열되는 등 민민갈등과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을 즉각 중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12일 오천읍 23개 자생단체장이 지역 시의원의 주민소환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이처럼 주민들 간 대립양상이 격화되고 있지만, 포항시는 이렇다 할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SRF시설의 오염물질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민관협의회를 통해 시민들이 걱정하는 사항을 빠른 시일 내 해소하겠다”며 “시의원의 주민소환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포항시가 이앤비테크에 맡겨 SRF시설 다이옥신 배출농도를 측정한 결과, 0.002ng-TEQ/S㎥로 배출허용기준인 0.1ng-TEQ/S㎥의 2% 수준으로 측정됐다.

또 먼지는 기준의 11.05%, 질소산화물 19.57%, 황산화물 0.26%, 염화수소 24.66%, 일산화탄소 7.22%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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