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기재부 고위공무원, 신라젠 대표 사건 조세심판원에 부당 개입”

조세심판원 직원, 불이익 줄 수 있는 A씨 때문에 직접 나서

서울 종로구 감사원. 감사원 제공

고등학교 동문인 신라젠 문은상 대표의 조세심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조세심판원에 부당한 압력을 넣은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이 적발됐다. 신라젠은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으로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이슈가 됐다. 기재부 고위공무원 A씨는 조세심판원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거는 등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과 9월 사이 조세심판원에 전화, 자신의 직위를 밝히면서 “조세심판원에 문 대표 관련 사건이 접수됐는데, 문 대표는 나의 고교 동문이니 잘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표는 2014년 3월 160억원을 들여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이후 2015년 12월 주당 3500원에 BW 권리를 행사, 457만여주를 취득했다.이 가운데 156만여주를 2017년 12월 1325억원에 처분했다.

문 대표 주식을 처분해 얻은 이익에 대해 증여세 494억원을 부과한 지방국세청 결정에 반발, 2018년 3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A씨 전화를 받은 조세심판원 B씨는 향후 기재부 고위공무원인 A씨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고려, 문 대표가 제출한 심판청구에 대한 답변서에 첨부돼 있지 않던 예규를 기재부로부터 직접 받아 사건조사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같은 해 11월 개최한 심리를 통해 문 대표의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사적 이익을 위해 소속기관의 명칭이나 직위를 공표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자신 또는 타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고교동문과 관련된 조세심판 청구사건의 관련자에게 전화, 청탁하는 등 조세심판 청구사건의 조사와 심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당한 행위를 한 A씨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