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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서 아리랑을 외치다’ 2019 울릉도·독도 국제장애인문화 엑스포 현장

2019 울릉도‧독도 국제장애인문화엑스포 참가자들이 13일 독도 접안시설 광장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그만 얼굴로 바람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홀로 아리랑’ 중에서)

광복절 74주년을 앞둔 13일 오후. 독도의 안부를 묻는 자매의 곡조에 독도 접안시설 광장을 메운 방문객 500여명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어 서예 퍼포먼스팀이 ‘영원한 한국령 독도’를 일필휘지로 쓴 가로 6m 세로 1.5m의 대형 플래카드를 들어 올리자 “독도는 우리 땅” “독도 만세” 등의 외침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글자 아래로는 한반도와 울릉도 독도가 하나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려졌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주성택(26)씨는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최근엔 한일 외교 갈등이 더 심각해지는 모습을 보고 동남아에서의 휴가 대신 독도 행을 결심했다”며 “독도 땅을 밟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는데 예상치 못한 공연까지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중앙회(국장협·이사장 최공열) 주최로 열린 독도평화음악제의 현장이다. 이날 음악제가 더욱 감동적일 수 있었던 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로 하나 된 무대를 펼쳤기 때문이다. ‘홀로 아리랑’ 공연을 선보인 이들은 언니 이지원(18·지적장애 3급)양과 동생 이송연(11)양으로 구성된 ‘민요자매’팀이다. 이지원양은 “경기민요를 11년째 공부하고 공연하고 있는데 독도에서의 무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송연양은 “나는 무대에서 언니의 자리를 잡아주고 언니는 내 첫 음을 잡아준다”며 “무대에 서는 순간만큼은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민요자매’ 이지원 이승연양이 13일 독도 접안시설 광장에서 '홀로 아리랑'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예 퍼포먼스팀 지도감독 황외성(64·지체장애 6급)씨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알리기 위해 2개월 여 동안 공연을 구상했다”며 “국민으로서 내 나라 땅에 발 도장을 찍고 예술로 그 의미를 전하는 게 퍼포먼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태풍 ‘레끼마’가 몰고 온 비바람을 헤치고 전국 각지에서 울릉군을 향한 이들은 ‘2019 울릉도·독도 국제장애인문화엑스포’ 참가를 위해 나선 국장협 지역협회, 지역별 문화예술학교 소속 장애인과 가족들이었다. 올해 참가자는 440여명. 그 중 절반 이상이 장애인이다. 이들은 12일 새벽 각 지역을 떠나 버스로 3~5시간, 경북 울진 후포항에서 뱃길(159km)로 2시간 40분, 울릉도 사동항에서 동남쪽으로 87.4km를 이동해 독도에 입도했다. 궂은 날씨와 긴 이동경로, 수시로 튀어나오는 장애물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애인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곁에 있는 비장애인이 너나 할 것 없이 다가서는 모습에 물리적 불편함은 이내 사라졌다.
엑스포 참가자들이 서예 퍼포먼스팀이 만든 ‘영원한 한국령 독도’ 작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9회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장협이 울릉도와 독도에서 엑스포를 개최한 건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최공열 이사장은 “아름다운 땅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인식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가져야 하는 공동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 중엔 신앙이 없는 사람도 많지만 여정 가운데 서로 배려하고 사랑을 나누는 동안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깨닫고 믿음의 눈이 뜨일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독도=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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