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中 겨냥한 홍콩응원 “민주주의 등대될 것”

사진=AP연합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회 요구를 계기로 연일 반중 시위를 이어가는 홍콩의 시위대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의 점거시위에 따른 홍콩국제공항 폐쇄 사태로 중국 정부의 무력개입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대만이 홍콩을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자유시보 등 대만 현지언론들은 13일 차이 총통이 전날 트러스콧 영국 상원의원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싱크탱크 방문단을 만난 자리에서 “과거 힘겨운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대만은 홍콩의 민주·자유의 발전에 관심이 많다”며 자신과 여야의 입법위원(국회의원) 모두가 홍콩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또 “대만은 민주의 등대 역할을 함으로써 이념이 비슷한 국가와 협력해 전 세계의 민주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홍콩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차이 총통은 홍콩 사태에 대해 계속해서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다. 전날 페이스북에도 “바쁜 와중에도 늘 마음 한 켠에 홍콩 사태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썼다.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내가 존재하는 한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차이 총통의 홍콩응원은 최근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과 패권싸움을 벌이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분류하면서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는 데 민감하다.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대만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지난 1일 “당면한 양안관계에 비춰 8월 1일부터 47개 도시에 거주하는 대륙 주민의 대만 개별 여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대만 여행 자유화 조치 후 베이징·톈진·상하이 등 47개 도시 호적 보유자에 한해 개인 여행을 허용해왔다.

이에 차이 총통은 지난 11일 중국을 향해 여봐란 듯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차이 총통의 미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과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의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켜 중국을 자극한 이후 처음이었다. 이전 방문은 대부분 남미로 가기 위한 ‘경유지(stopover)’로 단기간 미국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5일 동안이나 미국에 머물렀다. 중국은 또 한 번 격분하며 “미국과 타이완의 공식 왕래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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