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광주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 주경기장. 여자 자유형 100m에 참가한 일본인 아마노 토시코 씨가 경기장에 들어서자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93세의 아마노 씨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이다.

85∼90세급에 출전한 아마노 씨는 출발 신호가 울리자 두 선수와 함께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느리지만 꾸준히 물살을 갈랐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했다. 다른 두 선수가 이미 결승선을 터치했을 때 그녀는 겨우 반환점에 다다랐다.

관중들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 그러나 아마노 씨의 수영은 이어졌다. 그녀가 결승선에 가까워질 즈음 관중석에서 박수가 시작되더니 이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아마노 선수는 결승 패드를 터치했을 때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음으로 그녀를 축하했다.


아마노 씨의 기록은 4분28초06. 기준기록인 3분55초를 넘지 못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나이를 잊은 그녀의 도전은 이번 대회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경기 후 아마노 씨는 “이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면서 “땅에서는 무리가 있지만, 물속에서는 움직이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아마노씨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로 경기장에 들어왔으며, 출발대에 오르지 못하고 다른 선수와는 달리 바닥에서 출발했다.

아마노 씨는 “30여년 전부터 숱한 대회에 출전해왔다”며 “다음 대회에도 계속 나갈 것이며 100살까지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9살부터 수영을 시작했고, 30년 전부터는 마스터즈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아마노 씨는 오는 15일 자유형50m와 18일 배영50m에도 출전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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