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되었다고 못내 기뻐하시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수행 간부들과 발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웃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던 북한이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 등을 이유로 연일 대남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지난해 대외 선전매체 등을 동원, 한국을 향한 비난을 벌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북한은 14일 한국군의 ‘F-35A’ 도입 등을 거론하며 “도발적인 무력증강 책동에 광분하는 자들은 정세악화를 초래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기 명칭이나 특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사 장면 사진만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악화를 초래하는 무력증강책동’이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남조선 호전광들이 조선반도 평화기류에 역행해 동족을 반대하는 무력증강책동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10여대 도입과 정찰위성과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구입 등을 문제 삼았다.

이어 신문은 “남조선 군부호전세력의 이런 움직임은 북남(남북)선언들과 북남군사분야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서 북남관계가 파국상태에 빠지고 조선반도에 극도의 긴장상태가 조성됐던 과거의 대결시대를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상대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속에 칼을 품지 않았다면 내외의 한결같은 반대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굳이 외부로부터 최신 전쟁장비들을 끌어들이면서 무력증강에 광분할 이유가 없다”며 “죄는 지은 대로 가기마련이다. 동족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외세와 공조해 겨레의 지향을 짓밟으며 도발적인 무력증강책동에 광분하는 자들은 정세악화를 초래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고 엄포를 놨다.

최근 북한은 노동신문과 외무성 관계자 담화 등 격이 높은 매체와 형식을 통해 대남 비난을 벌이고 있다. 남북 간 평화 분위기 한창이던 지난해 주로 대외선전 매체들을 통해 대남 비난을 벌인 점을 고려하면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 11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에서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을 문제 삼으며 청와대를 ‘개’로, 한국군의 훈련을 ‘똥’으로 표현했다. 지난 8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진상공개장’을 통해 강도 높게 한국을 비난했다. 한국군의 방위력 증가 계획을 핑계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지연에 대한 불만을 강도 높게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만 협상하고 남한은 배제하는 북한의 전략)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미 정상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한 만큼 한국의 중재 없이도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실제 한국의 군사력 확충을 저지 및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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