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실업자에게 더 무서운 온열질환… “작년 사망자 70%가 65세 이상, 절반은 무직”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노인, 빈곤층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폭염재난 대책이 이들에게 좀 더 실효성 있게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폭염재난 취약계층 지원강화를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48명의 70.8%인 3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고 15일 밝혔다. 직업별로는 무직이 25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집이나 실외 주거지 주변에서 사망한 비율이 50.1%(24명)였고, 사망 시간은 낮 시간대(정오~오후 5시)가 가장 많았지만 해가 진 후(저녁 8시~오전 8시)에도 20.8%(10명)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에 신고된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1577명, 10명이다.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이 413명으로 26.2%였고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에 이어 무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재난 특별대책으로 취약 독거노인 안전확인, 냉방용품 등 민간 후원금품 지원, 무더위 쉼터 운영 등을 시행 중이지만 입법조사처는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무더위 쉼터의 경우 전국에 4만7910곳이 지정돼있지만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역별 편차도 크다. 예컨대 작년 3월 기준으로 대구 달성군은 무더위 쉼터 1곳당 수용인원이 2.8명인 데 반해 폭염 취약계층이 가장 많은 대구 동구는 쉼터 1곳당 수용인원이 52.6명에 달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부산은 무더위 쉼터 1곳의 수용인원이 100명을 넘긴다.

폭염 피해가 야간, 주말에도 계속 발생하지만 쉼터 운영 시간은 주로 평일, 낮시간대여서 쪽방촌과 같은 폭염 취약계층 거주지 인근에는 24시간 개방하고 야간취침이 가능한 무더위 쉼터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선풍기 등의 물품지원도 전기요금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는 큰 효용이 없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쪽방 거주인 48명을 대상으로 한 달 평균 냉난방비를 물은 결과 응답자 전원이 3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입법조사처는 “물품을 제공할 때에는 에너지바우처 등이 함께 지원될 수 있도록 정책적 연계가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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