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시술로 다섯손가락 잃은 ‘체중 800g’ 신생아

SBS 8뉴스 캡처

“뭐가 제일 갖고 싶냐고 물어보니까 아이가 이렇게 손가락을 얘기하더라고요. 마음 같아선 저희 손이라도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데….”

인천의 한 대형병원에서 체중 800g의 미숙아가 치료를 받던 중 왼손 다섯 손가락 모두를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의료상의 과실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SBS는 14일 인천의 한 대형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왼손 다섯 손가락을 모두 잃은 허군의 사고를 전했다. 2015년 5월, 24주 만에 체중 800g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허군은 산소포화도 측정 등을 위해 팔꿈치 위 상완동맥에 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사고는 상완동맥이 막히면서 일어났다. 상완동맥이 막히자 팔에 혈액 공급이 끊겨 손가락이 모두 괴사한 것. 대한신생아학회가 펴낸 신생아 지침서에는 허군이 받은 해당 시술은 신생아에게 매우 위험한 시술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또 이 지침서의 집필진 중에는 허군의 담당 주치의도 있었다. 게다가 허군에게 시술한 사람은 의사가 아닌 간호사였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전공의가 여러 번 삽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간호사에게 맡긴 것”이라며 “수시로 동맥혈을 채취해 아이 상태를 검사해야 하는 상황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의료상의 과실은 없었다. 위중한 상황이었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처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허군의 가족이 병원으로부터 허군의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의사가 작성한 것과 간호사가 작성한 기록이 서로 달랐다. 전공의가 작성한 기록에는 그날 오후 3시 카테터(관) 삽입 직후 피부색이 변했고 바로 카테터를 제거했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간호사가 작성한 일지에는 오전 11시30분 카테터를 삽입했다고 적혀있었다. 카테터 삽입 시점이 무려 3시간30분이나 차이가 났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병원 측은 의사 작성 기록을 토대로 설명하다가 이후 “전공의 작성 기록에 실수가 있었다”며 간호 기록대로 정정했다. 그러면서 의사 작성 기록은 간호기록과 달리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게 아니어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병원은 앞서 2011년에도 미숙아에게 같은 시술을 했다가 손가락 괴사로 손해배상을 했다. 이에 인천지검은 의료진의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송혜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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