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아이 마약’ 공익신고자 실명보도 고발사건 수사 착수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여부 검토… ‘무분별한 단독보도’ 판례 나오나

국민일보 DB

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언론사와 소속 기자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 소환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 구매·투약 의혹을 권익위에 제보한 A씨의 실명과 자택을 보도한 언론사들이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권익위의 고발 사건을 최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영빈)에 배당했으며, 해당 언론사와 소속 기자가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검찰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전례는 거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얼개를 짜고 있다”며 “관련자 소환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를 활성화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1년에 도입됐다. 신고자의 동의 없이 신고자의 인적사항, 신고자가 공익신고자임을 짐작할 만한 사실들을 보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 시행된 지 9년째지만 그간 이 법을 위반해 기소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다만 의미있는 판례들이 조금씩 축적되면서 공익신고자 보호에 대한 의식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2014년에는 “제약회사 리베이트 사건에서 의사들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최초 신고자의 실명을 소셜미디어에 노출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언론에 보도자료를 제공해 수사 결과를 설명하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어겼다고 판단받은 경찰도 있다. “‘사무장 병원’ 첩보를 전직 원무부장으로부터 입수했다”는 보도자료 대목이 문제였다. 기소된 경찰 2명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권익위는 A씨의 실명을 최초 보도한 행위, A씨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을 방송한 행위 등이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무분별한 단독 보도’를 언급하는 법원 판례가 제시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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