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공용물품인 보도블록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 강등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서울시 공무원 A씨가 금천구청을 상대로 “강등 징계처분과 징계부가금 부과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1984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임용된 A씨는 공용물품인 재활용 보도블록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비위 사실이 적발돼 2017년 11월 징계를 받았다. 감사 결과 A씨는 2017년 3~4월 서울시 자원순환과에 공문을 보내 보도블록 4만장을 요청한 뒤, 그 중 2만6280장(211만원 상당)을 반출해 처가의 주택 벽면과 마당 공사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허위로 출장 처리를 한 다음 근무지를 이탈해 공사 현장에 갔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7월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강등 처분과 함께 징계부가금 294만원을 부과받았다.

A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른 공무원에게서 재활용 보도블록의 사적 사용이 허용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재산적 가치가 없는 건설폐기물인 것으로 착오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항변했다. “34년간 성실히 근무했고 장관 표창을 3번이나 받은 것에 비추면 과도한 징계”라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30년 넘게 공직에 있으면서 공용물품인 재활용 보도블록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도블록 공급을 요청한 공문에 공공용도로 쓸 것이 명시돼 있는 점을 근거로 “보도블록을 주택 공사에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관 표창 수여를 인정할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고, 감경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징계가 과도하다는 A씨 주장도 일축했다. 그러면서 “30여 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높은 준법의식과 도덕을 갖춰야 할 원고의 잘못이 가볍지 않고 횡령액수도 적지 않다”며 징계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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