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용품 업체 ‘불스원’의 상표가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제조업체이자 자동차 레이싱 운영업체인 ‘레드불’의 상표를 모방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레드불이 불스원을 상대로 낸 상표 등록무효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불스원은 2011년 5월 붉은 황소 모양으로 만든 상표를 출원해 2014년 2월 등록을 마쳤다. 레드불은 같은 해 9월 불스원의 상표 등록이 무효라며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 당했다. 이어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법원은 돌진하는 소의 모양, 다리와 꼬리가 구부러진 모양 등은 두 상표가 비슷하다고 봤다. 그러나 불스원이 레드불의 국내 영업을 방해하려는 부정한 목적을 갖고 상표 등록 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레드불이 에너지 음료뿐만 아니라 자동차 레이싱 팀으로서도 외국에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특허소송은 당사자의 침해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특허법원과 대법원으로 구성된 2심제로 진행된다.

대법원은 “레드불은 불스원 출원 당시 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에너지 음료를 제조·판매했고, 자동차 경주팀 2개를 5년 이상 운영하고 있었다”며레드불 레이싱팀은 2005년부터 포뮬러원 등에 참가했고, 챔피언십 우승 등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스원의 ‘자동차 용품 및 그 판매업’은 자동차 성능의 유지·보수와 관련돼 있으므로 레드불 측의 ‘자동차 레이싱 팀 운영 및 관련 스포츠 이벤트 제공업’과 경제적인 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불스원 상표 개발 시기는 레드불 레이싱 팀이 레드불 상표가 표시된 경주용 자동차로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포뮬러 원 대회에 참가한 2010년 이후”라며 “불스원은 레드불의 상표를 모방해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상표 출원을 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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