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견 노동자라도 일한 장소가 국외일 뿐 실질적으로 국내 사업주의 지휘·감독에 따랐다면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외파견자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가입 승인을 별도로 얻어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적용할 수 있게 한 특례의 예외 사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손성희 판사는 김모씨 등 노동자 3명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냉난비설비업체에서 일한 김씨 등은 지난해 6월 해외 공장에서 공사 중 천장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김씨 등은 발뒤꿈치와 허리뼈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들은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거부했다. 산재법의 해외파견자 특례에 따라 국외에 파견돼 일하는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 신청해 별도 승인을 얻었어야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불복한 김씨 등은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산재법 보호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외 파견 근무 시에도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국내 사업에 소속돼 해당 사업의 사용자 지휘에 따랐다면 산재법 적용 대상이 된다”며 “김씨는 사업주에게서 직접 공사업무 지시·감독을 받았고 임금도 지급 받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 외 일용직 형태로 일했던 윤모씨와 정모씨에 대해서도 “(공사 종료 이후) 국내 사업장으로 복귀가 예정돼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김씨와 달리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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