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발전 장비. 연합뉴스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이 정부 정책에 따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소규모 발전사업자로부터 구입하는 데만 8000억원이 넘는 목돈을 쏟아부었다고 한국경제가 18일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늘어날수록 한전의 실적이 나빠지는 구조인 만큼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의 올해 1~6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보전비용은 8276억원이었다. 이 기간 한전의 영업손실과 비슷한 규모다. 한전은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상반기 기준으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실적이 가장 나빴다. 올 상반기 RPS 비용은 전년 동기(6896억원)보다 1000억원 넘게 늘었다.

2012년 도입한 RPS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한국동서발전 등 50만㎾가 넘는 대규모 발전사업자는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만큼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자체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이 부족하면 소규모 사업자로부터 구매해 의무량을 채워야 한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 구입한 재생에너지 비용은 모기업인 한전이 보전해준다.

RPS로 인한 한전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가 대형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비율을 2012년 2%에서 올해 6%로 꾸준히 늘린 탓이다. 정부는 이 비율을 매년 1%포인트씩 끌어올려 2023년부터는 1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전의 RPS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한전의 RPS 보전비용은 약 1조5000억원이었다. 이대로 가면 올해는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정책이 한전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C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발급해주는 인증서다. 업체는 정부가 공인한 이 증서를 ‘신재생에너지 의무생산량’을 채워야 하는 대형 발전사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당초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업체가 늘어 공급량이 확대되면 REC 가격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한전의 RPS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소규모 신재생 발전업체가 도산 위기에 몰리자 정부는 작년 6월 현재 REC 가격으로 발전 공기업과 소규모 신재생 발전업체가 최대 20년간 장기 계약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소규모 신재생 발전업체들은 정부에 “발전 공기업의 장기계약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가 REC 시장에 지나치게 깊숙이 개입해 결과적으로 한전의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