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전북 전주의 여인숙. 연합뉴스

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사망자 3명 중 2명은 이른바 ‘달방’ 생활을 하는 장기투숙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명은 여인숙 관리자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9일 오전 4시쯤 전주시 완산구 서소농동에 있는 여인숙에서 불이 나 객실에 있던 3명이 사망했다. 여인숙의 객실은 모두 11개로, 전체면적 72.9㎡에 방 한 개는 6.6㎡(약 2평) 정도다.

불은 건물을 모두 태운 뒤 2시간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관들은 객실 11곳 중 3곳에서 여성 2명과 남성 1명의 시신을 발견했다. 숨진 이들은 70~80대 노인들이었다.

사망자들은 이 여인숙에서 달방(한 달 치 숙박비를 미리 내고 투숙하는 방) 생활을 해왔다. 통상 보증금을 내는 것조차 버거운 사람들이 허름한 여인숙을 찾아 선불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장기투숙을 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숨진 투숙객 2명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폐지, 고철 등을 수거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관리자 A씨(82·여) 역시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한 주민은 “여인숙 앞에 항상 폐지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면서 “(숨진 투숙객들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폐지를 주우러 다녔다”고 말했다.

추가 사망자 여부 확인하는 인명구조견. 연합뉴스

신고는 화재를 목격한 주민이 했다. 이 주민은 “새벽에 자는데 ‘펑’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며 “가스통이 폭발한 줄 알고 나와보니 골목에 있는 여인숙이 불타고 있었다”고 했다. 소방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창문 바깥까지 불길이 뻗어 나오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0대와 인력 86명을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객실 등에 있던 부탄가스통이 화재로 터지면서 폭발음이 크게 들렸던 것 같다”면서 “현재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인숙은 1972년에 지어져 시설이 매우 노후화된 상태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려 잔해에 깔린 추가 매몰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굴착기와 인명 구조견 등을 동원해 현장을 수색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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