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 증가에 지난해 불법재산·자금세탁 의심금융거래 100만건


지난해 국내에서 불법재산이나 자금세탁으로 의심되는 금융거래가 100만건에 이르렀다. 가상화폐 거래가 늘자 정부에서 의심스러운 거래를 적극 신고하도록 금융회사에 가이드라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보고된 사례를 분석하는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접수한 의심거래보고(STR·Suspicious Transaction Report)는 97만2320건이었다. 전년(51만9908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았다.

예산정책처는 STR 건수 급증의 이유로 ‘가상화폐 가이드라인’을 꼽았다. 지난해 1월 30일부터 시행된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은 금융회사의 가상화폐 거래자금 관리를 강화하고, 그 의무·책임을 이사회와 경영진이 지도록 정하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고객의 금융거래가 불법재산과 연루됐거나 자금세탁행위로 의심되면 금융회사에서 FIU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가상화폐는 탈세와 조세 포탈, 불법 도박, 재산 도피 등 범죄에 활용된 사례가 많다.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38개 회원국에 강력한 규제 권고안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권고안은 각 회원국의 금융회사가 가상화폐 거래 대상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식별 정보를 확보해야 하고, 가상화폐 거래소도 일반 금융회사 수준의 정부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회사가 FIU에 의심거래를 보고하면 FIU는 전산·기초·상세 분석 등 3단계 심사를 거쳐 자금세탁·테러자금 조달 행위 등과 연관된 거래인지 여부를 밝힌다.

그러나 지난해 FIU에서 상세 분석은 2만6165건(2.6%)만 이뤄졌다. 상세 분석이 되지 않은 자료는 법집행기관에서 활용이 불가능하다. 예산정책처는 기초 분석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FIU의 기초 분석 전담인력은 현재 4명으로 턱없이 부족해 자료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산정책처는 “가상화폐 거래 유형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고, 당국의 STR 보고 제재도 강화되는 상황에서 보고 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기초 분석이 충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늘리고, 법집행기관에서 받는 피드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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