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4억원 팔린 DLS·DLF 88% 손실났다… 금감원 “합동 검사 추진”

전체 투자원금 90%를 개인투자자가 차지해



선진국 국채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상품(DLS·DLF)에 투자한 돈의 88%(7239억원)는 손실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투자원금(8224억원)의 90%는 개인투자자 주머니에서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고위험 상품’이 어떻게 설계되고 판매됐는지 전체 과정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의 분쟁조정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해외 금리연계형 DLF·DLS 상품을 실태조사한 결과, 지난 7일까지 판매 잔액 8224억원 가운데 7239억원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고 19일 밝혔다. DLS는 금리나 원자재, 환율 등이 미리 정해진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경우 수익을 거두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DLF는 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시중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私募) 형태의 DLF를 판매했다. 은행 판매 규모는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나 됐다. 우리은행(4012억원)과 KEB하나은행(3876억원), 국민은행(262억원) 순으로 많았다. DLS를 설계한 증권사도 74억원 어치를 팔았다.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투자증권(11억원) 순이었다.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3654명)이었다. 개인 투자금액은 7326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89.1%를 차지했다. 법인(188사)도 898억원을 투자했다.

손실 규모는 시장의 우려보다 심각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DLF 상품은 판매 잔액(1266억원)이 전부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현 수준(-0.7% 안팎)에서 머무르면 투자자들은 원금의 95.1%인 1204억원을 잃게 된다. 다음 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차례로 만기가 돌아온다. 투자자들이 원금을 건지려면 독일 국채 금리가 -0.2% 수준으로 급등해야만 한다.

영국과 미국의 통화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F 상품도 대거 손실 위기에 처했다. 판매 잔액 6958억원의 85.8%(5973억원)가 지난 7일로 손실 구간에 돌입했다. 만기 시 예상 손실액은 3354억원(56.2%)로 추정된다. 올해(492억원)와 내년(6141억원), 2021년(325억원)까지 만기가 예정돼 있다. 만기 전까지 영국과 미국의 CMS 금리가 반등하지 않으면 상당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금감원은 검사조직을 모두 동원해 DLF·DLS 판매 과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가 쉽지 않고, 최악의 경우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 다수의 개인에게 판매된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이달 안에 은행과 증권사, 운용사를 합동 검사할 방침이다.

은행의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해외 금리 연계형 DLF를 판매했던 IBK기업은행은 금리 변동성이 심해지자 올해 초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 조사 등으로 불완전 판매가 확인되면 법원 판례, 분쟁조정 사례 등을 참고해 신속하게 조정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고위험 금융상품의 발행·판매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29건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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