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일가족이 운영해 온 사립학교법인 웅동학원의 채무 규모가 18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10여년 전부터 웅동학원을 상대로 제기된 다수의 민사소송이 법원에서 계속 인정받았지만 웅동학원이 제때 돈을 주지 못했고, 원금 수준의 지연손해금이 쌓인 결과다. 웅동학원이 국세청을 통해 공시한 자산은 빚보다 적은 127억원이다. 재산 대부분은 토지와 부동산 형태라서 처분하기 어렵다.

금융 공공기관뿐 아니라 조 후보자의 인척들도 사실상 재정 파탄에 이른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 채권을 인정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웅동학원이 ‘무변론’으로 무력하게 패소하는 일이 반복돼 “모럴 해저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조 후보자 가족은 ‘상속 한정승인’으로 부친의 빚에 선을 그어둔 상태다. 소송이 진행되던 때 이사로 재직했던 조 후보자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1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현재 웅동학원의 채무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86억5908만원, 조 후보자 동생과 그의 전처 조모씨에게 101억9643만원으로 추산된다. 원금은 각각 27억5195만원, 51억7292만원이지만 법원 판결대로 이자를 계산하면 이자가 원금 수준으로 불어난다.

웅동학원의 큰 채권자는 캠코다. 캠코는 웅동학원이 2001년 11월 이후 대출금을 갚지 않자 채권 소멸시효 10년이 지나기 전인 2006년 9월 부산지법에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 2007년 2월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캠코는 2016년에도 채권 시효 연장을 위해 재차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웅동학원은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2016년 소송에서는 조 후보자 본인을 포함한 모친, 동생도 피고에 포함됐지만 채무가 변제되지 않았다. 조 후보자 일가족은 2013년 이미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 채무를 갚는 ‘상속 한정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였다. 조 전 이사장이 물려준 재산은 21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조 후보자 일가가 웅동학원에서 나오는 이권은 챙기면서 학교의 장래 운영을 위한 채무 변제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동생과 전처 조모씨도 웅동학원을 상대로 양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기 때문이다. 조씨 등은 2006년과 2017년에 걸쳐 웅동학원이 공사대금 51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1996년 웅동학원의 건물 공사를 맡으면서 받기로 했던 돈이었다.

아들 내외가 아버지의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인 셈이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웅동학원은 2번의 소송에서 모두 변론을 하지 않았고 패소했다. 이자 및 지연손해금을 합산한 조씨 등의 채권은 현재 100억원을 넘는다. 120억여원 규모의 학교 재산 대부분에 대한 소유권이 사실상 조씨와 전처에게로 넘어가게 된 셈이다. 첫 소송의 경우 조 후보자가 이사로 재직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이유로 “조 후보자가 과연 몰랐느냐” “법인 보호에 최선을 다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웅동학원은 2009년부터 상속세법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라 공익법인으로서 결산서류를 공시해 왔다. 하지만 확정판결로 굳어진 188억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서는 부채로 공시한 적이 없다. 2012~2013년 104억원의 부채를 공시한 게 전부다. 한 부장판사는 “명시적으로 공개된 부분에 부채 표기를 누락하는 건 공익법인으로서 지적을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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