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최종학 선임기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웹하드 카르텔’을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불법 음란물사이트 120여개를 무더기 고발한 시민단체다. 한사성은 불법 촬영물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구제 활동을 하고 있다.

이효린 한사성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음란물사이트는 존재 자체가 불법”이라며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는 사람들과 사이트 운영자들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고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법유해정보사이트’로 분류되는 음란물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등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한사성 측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소위 ‘갑질’을 하는 운영자들 행태에 분노했다. 이 대표는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라고 사이트 운영자에게 요구했더니 피해자 위임장과 신분증 사본을 가져오라고 했다”며 “공손하게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촬영물을) 지우지 않는 것은 물론, 더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더라”고 말했다.

불법 촬영물을 겨우 지워도 다시 올라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 대표는 “겨우 삭제해도 며칠 뒤 해당 사이트 메인 화면에 떡 하니 걸려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피해자든 우리든 굉장히 조롱 당하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한사성에서 삭제 요청을 하는 순간 회원 등급을 강등시켜 게시물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한 사이트도 많았다고 한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수사가 어려운 현실도 답답했다. 이 대표는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가 한국인이고 사용되는 언어도 한국어인데, 소재가 외국이라는 것만으로 수사할 수 없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적극적인 수사가 계속 이뤄져서 결국 모든 운영자가 제대로 검거되고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가 성매매 알선이나 성인용품 판매 사이트와 공조해 수익을 창출하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그는 “200~300개의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곳에 성인용품 광고가 게시돼 있고, 성매매 관련 사이트와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사성은 고발 결과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에 비해 피의자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운영자와 유포자 뿐 아니라 (촬영물의) 조회수, 재생수 만큼의 가해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일면식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생활 관련 사진과 영상을 봤다는 걸 알게 된 피해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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