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캡처

‘한강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장대호가 자수한 뒤 관할경찰서로 인계되는 모습이 20일 JTBC를 통해 공개됐다.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태연한 모습에 네티즌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가운데 경찰이 범행 장소인 모텔에서 장대호를 대면하고도 그냥 돌아왔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부실 대응’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개된 영상은 지난 17일 오전 1시47분 장대호가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한 뒤 촬영됐다. 관할서인 경기 고양경찰서로 인계되기 위해 종로서를 나오던 장대호를 취재진이 포착한 것이다.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그는 카메라가 자신의 얼굴 쪽을 향하는데도 피하지 않았다. 외려 평온한 표정이었다.

시종일관 차분했던 장대호는 하루 뒤인 1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나오면서 “다음 생애에 너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피해자를 향한 말이었다. 앞서 법원에 들어서기 전에는 “피해자가 먼저 저에게 시비를 걸었다. 주먹으로 먼저 쳤다”며 억울하다는 듯 큰 목소리로 항변했다.

네티즌은 장대호의 이같은 모습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뒤 시신을 훼손하고도 ‘시비를 걸었기 때문’ ‘나도 맞았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놨다는 것이다. 반성의 태도가 전혀 없는 만큼 더욱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더욱이 경찰이 장대호를 놓칠 수도 있었던 정황까지 계속 드러나면서 이 사건을 향한 공분은 커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 현장인 모텔을 찾았을 때 장대호와 대면했었다. 고양서 형사 2명이 지난 16일 오후 6시쯤 피해자 A씨가 묵었던 서울 구로동의 모텔을 방문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A씨의 몸통이 발견된 데 이어 팔 부분을 추가로 찾아낸 직후였다.


당시 경찰은 장대호에게 피해자의 사진과 피해자 친구 2명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들이 묵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장대호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형사들에게 모텔 카운터와 주차장 CCTV까지 보여줬다. CCTV는 최근 보름치 영상이 저장되도록 설정돼 있었지만 A씨를 살해한 8일과 시신 유기 다음 날인 13일자가 삭제된 상태였다. 장대호는 “모텔이 낡아 기계가 잘 꺼진다”는 변명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셋톱박스 전체를 복사해주겠다”는 장대호의 말에도 “그럴 필요까지 없다”고 사양했다. 장대호가 숙박 장부를 보여주지 않고, 모텔 사장 연락처까지 감췄지만 그냥 돌아간 것이다. 경찰은 5시간 후 모텔에 다시 왔다. 그러나 장대호는 이미 신변을 정리하고 사라진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장대호를 수사 초반 용의선상에 올리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수상히 여겼기 때문에 같은 모텔을 두 번이나 찾아간 것”이라고 한국일보에 해명했다.

앞서 자수하겠다며 찾아온 장대호를 경찰이 아무런 조치 없이 돌려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장대호는 자수를 결심한 뒤 17일 오전 1시1분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안내실을 먼저 찾아갔다. 그는 ‘무슨 일 때문에 자수하러 왔냐’는 질문에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답변했고, 당직자는 “종로서로 가라”며 그를 밖으로 내보냈다. 장대호가 종로서 정문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2~3분 정도지만 중간에 마음을 바꿔 달아났다면 사건이 장기화될 수도 있었다.

부실 대응 논란이 거세지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만나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민 청장으로부터 사건 전말을 보고받은 이 총리는 “국민들이 이해할만한 엄정한 조치와 함께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엄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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