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남궁 선 이등중사. 국방부 제공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가 고(故) 남궁 선 이등중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지 66년 만에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지난해 10월 발견된 고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 번째다.

남궁 이등중사는 1952년 4월 30일 제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이등중사는 현재의 병장 계급이었다. 그는 소총수로 철원 상석지구 전투 등에 참가했으며 53년 7월 9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시 23세였다.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18일 전에 안타깝게 숨진 것이었다.

남궁 선 이등중사의 유품. 국방부 제공

그는 포격을 피하기 위해 구축해놨던 대피호에서 철모와 함께 지난 5월 30일 발견됐다. 사람의 형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인한 교전 중 105㎜ 포탄이 떨어져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인은 1남 1녀를 두고 있었다. 그의 유해는 참전 당시 세 살이었던 아들 남궁 왕우(69)씨의 유전자(DNA) 시료 분석으로 신원이 확인됐다. 왕우씨는 2008년 2월 국군수도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유가족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다. 왕우씨는 21일 “꿈인지 생시인지 떨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참전하기 전에 부모를 여의고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책임졌다. 여동생 남궁 분(83)씨는 “오빠는 생전 고생만 하다가 군에 가서 허망하게 돌아가셨다”며 “지금이라도 오빠를 찾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궁 선 이등중사의 유해. 국방부 제공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다음 달 추석 연휴 이전에 고인의 귀환 행사를 열 계획이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는 20일까지 유해 1488점, 유품 4만3155점이 발견됐다. 6·25전쟁 전사자 신원 확인은 2000년 4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에 신원확인이 이뤄진 것은 133번째다.

지난 6월 5일에는 유엔군으로 추정되는 완전유해가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됐다. 이 유해는 프랑스군일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감식 정보를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일치하는 참전 용사를 찾지 못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신원 확인을 위한 프랑스 정부와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5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군의 유해로 추정된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서 지뢰제거와 기초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9·19군사합의에는 올해 4월 1일부터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북한이 참여하지 않아 남측 발굴만 이뤄지고 있다. 북한군은 최근 남측 발굴 작업을 관측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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