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2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 약정한 사모펀드가 애초부터 증여세 탈루를 위한 목적으로 주문설계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런 식으로 설계된 사모펀드가 강남 부자들이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 후보자 가족은 2017년 7월 ‘블루코어밸류업1호’라는 사모펀드에 총액 100억1100만원의 74.5%인 74억5500만원을 조달하겠다는 약정을 했다. 실제 출자 내역을 보면 해당 펀드는 2017년 당시 14억원을 모금했고, 조 후보자 가족은 출자 약정 비율에 따라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는 조 후보자 아내와 자녀를 포함한 6명인데, 출자 금액과 투자 인원 등을 근거로 야당은 ‘가족 사모펀드’라는 주장을 한다.

문제는 이 사모펀드의 정관에 자녀 증여에 활용할 수 있는 규정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21일 분석한 내용을 보면 해당 사모펀드의 정관 11조3항은 투자자가 출자금을 내지 않으면 연 15%의 지연이자를 더한 금액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연이자는 회사 청산 시 다른 투자자들이 지분율에 비례해 분배받을 권한을 가진다. 약정일 30일이 지나도 출자하지 않으면 출자금의 50%가 다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김 의원실은 “조 후보의 부인이 납입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출자금 절반과 지연 이자까지 자녀들에게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가족 펀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여에 활용하기에 맞춤형으로 만들어진 소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라는 의혹을 거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가 장관 내정자로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펀드 만기가 연장됐다는 점도 의혹을 더한다. 해당 펀드는 당초 지난달 25일 만기 예정이었는데, 장관 내정 전날 금융감독원에 펀드 만기 1년 연장을 신청했다. 김 의원실은 “예정대로 7월에 펀드 해산을 했다면 남은 돈이 자식 등에게 분배됐을 것이고, 청문회에서 증여세 탈루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 확실해 이를 피할 목적으로 청산을 보류한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사모펀드 정관에 투자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 1년씩 1회까지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분을 매각해 상환할 경우 손실이 예상돼 만기 연장을 요청한 것”이라며 “후보자의 배우자를 비롯한 다른 투자자들 전원의 동의로 적법하게 존속기간이 연장됐다”고 반박했다.

사모펀드가 투자한 업체인 웰스씨앤티의 자금 흐름을 놓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김용남 전 한국당 의원은 “웰스씨앤티가 2017년 7월 무기명 전환사채를 발행해 회사로 들어온 9억원에 약간의 돈을 보태 누군가에게 10억5000만원을 빌려줬다”며 “조 후보자 일가가 2017년 투자한 돈이 정확하게 10억5000만원이다. (금액이) 끝자리까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이 돈이 조 후보자 가족이나 펀드 운용 업체인 코링크PE 쪽으로 흘러갔다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

김 의원은 또 “웰스씨앤티는 재무제표상 토지, 건물, 심지어 기계장치도 0원인 회사다.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로 알려졌지만 생산 시설도 갖추지 않은 유통업체에 불과하다”며 “웰스씨앤티는 자금 출처와 대여처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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