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포스터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 하나하나가 현대적이면서도 예술적이라는 평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타이포그래피로 쓴 구호도 간명하면서 시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우리가 함께 싸운다면 태양은 떠오를 것이다”
“홍콩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위해”
“어두운 밤은 길지만, 언제가 동이 틀 거야”
“너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못 본 척 할 수 없다!”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170만의 홍콩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8월 31일에 다시 만나요!”

이 포스터들은 시위 일정이나 메시지 등을 전달하며 홍콩 시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포스터들은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포스터는 노란 우산을 펼쳐 들고 최루탄을 막아내는 여성과 아이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이 포스터에는 ‘홍콩 버텨라(香港撑住)’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궈징슝의 두 번째 포스터 '홍콩 버텨라' .

미국 에포크타임스(The Epoch Times)에 따르면, 이 포스터 를 그린 사람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출신의 유명 만화가 궈징슝(郭競雄)씨다. 그의 포스터 작품은 한 홍콩 매체에 실리며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시위 군중들은 그의 포스터를 들고 행진하기도 했다.

중국 지린예술대학 출신인 궈징슝은 2006년 세계 최고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전’에서 최고상인 특별상을 받았다. 이후 유럽 시장에 진출했고 2008년 미국 이민국으로부터 ‘특별한 인재’로 분류돼 이민한 뒤 미국 만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궈징슝의 화풍은 중국 전통회화의 기초에 미국 코믹스의 영향이 더해져 동서양이 어우러진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궈징슝의 첫 번째 포스터 '홍콩 힘내라'.

궈징슝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홍콩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 포스터를 그렸는데, 두번째 포스터부터 많은 분이 거리에 들고 나가셨다”고 말했다.

궈징슝은 또 “이토록 많은 젊은이가 맞아 쓰러져도 다시 우뚝 일어서며, 짓밟혀도 다시 일어서 의연하게 항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100만, 200만명의 시민들이 평화롭게 행진했다. 감동이었고 창작의 영감이 됐다. 예술가로서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중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홍콩에 머물렀다는 궈징슝에게 홍콩은 그리움과 협객의 도시라고 한다.

그는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갈등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중국과 중국공산당을 혼동하는 것에서 빚어진다”며 “홍콩의 젊은이들이 중국과 중국공산당을 구분해 본토 관광객에게 잘 대해주면 좋겠다. 공산주의를 무너뜨릴 진정한 힘은 중국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위 포스터에는 궈징슝 외에도 다양한 국내외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형식도 만화뿐 아니라 사진, 그래픽 등으로 다양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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