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미국 비난 공세, 한·미 훈련 축소 의도

공군이 인수한 스텔스 전투기 F-35A 1호기. 공군 제공

북한이 22일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대신 연일 대남·대미 비난을 이어가면서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한국과 미국 모두를 비난했다. 대변인은 “최근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신냉전을 불러오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이 끝나기 바쁘게 F-35A 스텔스 전투기들을 미국으로부터 또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그러한 움직임들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첨단 무기 도입이 한반도 평화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한·미의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될 경우 자신들도 물리적 억제력 강화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해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대구경조종방사포 추가 도발을 비롯해 여차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연일 미국을 향해 날선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대화의 판 자체를 깨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대변인은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노동신문도 논평을 통해 대미 비난을 하면서도 여러 차례 ‘대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전 물밑협상이 자신들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비핵화 실무협상에 돌입하기에 앞서 미국이 셈법을 바꾸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양보하기 전까지는 협상 테이블에 쉽게 나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정상이 한·미 연합훈련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이를 축소 또는 중단시키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수신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은 실험에, 전쟁놀이에 행복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다시피 나 역시 그런 것들을 좋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이참에 확실히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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