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고파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합격 수기가 네티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씨는 ‘고교 시절 논문 제1저자 등재’ ‘황제 장학금’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조씨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2014년 10월 고려대 인터넷커뮤니티 ‘고파스’에 ‘부산대 수시 일반전형 합격 수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파스는 고려대 재학생·졸업생임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조씨는 2014년 2월 고려대 생명과학대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했다.

글쓴이는 “부산대는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미반영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것 위주로 쓰도록 하겠다”며 “지난해 서울대(의전원)에 지원했지만 1차 통과 후 면접에서 탈락했고 서울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재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대 지원 당시 스펙은 다음과 같다”면서 “학부 성적 평균(GPA) 92점, 텝스(국가공인 영어능력 평가 시험·TEPS) 905점, 나이 24세. 생명대이지만 생물 관련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몽골 봉사 대표로 간 것, 의료통역, 아프리카 수술실 봉사, 고려대 병원 봉사, 의료지원 관련 NGO(비정부기구) 활동 등을 했다. 대략 400~500시간 정도”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고 적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사실도 언급됐다. 글쓴이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두 차례 받았다”면서 “학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려대 다닐 때는 장학금을 하나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조씨가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장학금을 두 차례 받은 것과 일치한다. 그는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던 2014년 3월 이 대학에 입학한 뒤 2회 연속 전액 장학금(총 802만원)을 받았다. 장학금은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관악회’에서 지급됐다. 서울대 측에서 조씨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대 측은 “관악회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통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2014년 9월 30일에 부산대 의전원 합격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이 작성된 것은 그로부터 사흘 뒤. 조씨와 글쓴이가 둘 다 고려대 생명과학대 소속이었지만 생물 관련 전공은 아니었던 것, 부산대 의전원 입시 당시 MEET 성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수시전형에 지원했던 것도 같다.

글쓴이처럼 조씨도 유엔인권정책센터 인턴 경험이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조씨는 2009년 해당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위원장이었고, 유엔인권정책센터의 공동대표는 이 위원회 소속의 모 서울대 교수였다. 조씨는 이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지원하면서 이 인턴십 경력을 소개했다고 한다.

고파스

합격 수기에는 자기소개서 작성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담겼다. 글쓴이는 “부산대는 나이, 자기소개서, 면접이 관건이었던 것 같았다”면서 “자기소개서에 활동을 녹여야 하기 때문에 잘 쓰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활동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활동이 다양하더라도 다 쓰는 것은 좋지 않다”며 “지난해 서울대 면접에서 비교과 활동이 집중 안 되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저는 온갖 것을 다 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뺄 내용은 과감히 빼고 자기소개서의 전체적 흐름에 맞는 것만 선별해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도 편입은 한 번 더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씨는 현재 대학·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온갖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그는 한영외고 2학년 재학시절 학교와 학부모가 협력해 진행하는 2주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의 실험에 참여했고, 이후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이 논문의 책임저자는 한영외고에 다니는 자녀를 둔 단국대 의대 교수였다. 인문계 고교 2학년생이 고작 2주간 연구에 참여한 뒤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씨는 고교 3학년 때도 공주대 생명과학과 단기 인턴십을 통해 국제학회 발표문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후 고려대에 지원하면서 논문 등재 등 다양한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 의전원에서 성적 미달로 2학기 유급하고도 6번 연속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주대 인턴십 면접관과 조 후보자의 아내가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활동한 사이라거나, 조씨에게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가 올해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되는데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있었을 가능성 등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왔다. 입시·취업 문제에 민감한 청년층이 ‘교수 자녀에게 주어진 명백한 특혜’라며 분노하는 이유다.

한 네티즌은 조씨의 고려대 졸업(학사 학위)을 취소시켜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이 글은 게시 하루 만에 6300여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는 중복, 욕설 및 비속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등이 담긴 청원의 경우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조씨의 고려대 학위를 취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조 후보자는 딸을 둘러싼 의혹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입장문을 내고 병리학 논문의 경우 조씨가 ‘매일 멀리까지 오가며 실험에 적극 참여한 노력’을 인정받아 제1저자로 등재됐다고 해명했다.

제3저자로 등재된 국제학회 발표문은 논문이 아닌 발표요지록인데다, 학회에 참여해 직접 영어로 발표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게 준비단 측 설명이다.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논란에 대해서는 지도교수가 직접 나서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라는 뜻이었다. 의료원장 임명 등은 조 후보자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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