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아, 노경은 사태 언제든 재발?’ 보상 규정 철폐가 정답


두산 베어스 이형범(25)은 지난해 말 FA 계약을 맺고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양의지(32)의 보상선수였다.

그리고 올 시즌 55경기에 나와 6승2패 14세이브, 8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31이다. 말그대로 보상선수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형범의 케이스는 매우 드문 일이다. 우선 보상 선수가 거의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이적한 선수는 단 2명이다. 그런데 보상선수는 이형범 한 명이었다. LG 트윈스로 옮긴 김민성의 경우 보상 선수가 아닌 현금 보상이었다.

그에 앞서 지난해엔 4명의 보상 선수가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위즈로 옮긴 황재균의 보상선수론 조무근이 지명됐다. 롯데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강민호의 보상선수는 나원탁이다. 그리고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의 보상 선수는 백민기, 두산에서 LG로 이적한 김현수의 보상선수는 유재유였다.

먼저 FA 선수들의 몸값을 보면 양의지는 4년 계약 조건에 125억원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김현수는 115억원, 황재균은 88억원, 강민호와 민병헌은 80억원이었다. 말그대로 초대형 FA계약이었다.

이처럼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일부 대형 선수들에게 국한된다. 중소형 FA들의 경우 팀을 옮기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KBO규약을 보면 “FA는 모든 구단과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선수”라고 되어 있다. 그렇지가 않다. 특급 선수에게만 한정된다.

보상 규정 탓이다. KBO규약을 보면 영입 구단은 FA 선수의 연봉 200%와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인 보상선수를 원 소속구단에 내주도록 하고 있다. 아니면 연봉의 300%를 지급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두산 이형범처럼 대부분의 구단은 젊은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지명한다. 특급 FA 선수를 영입할 때는 유망주를 내주는 위험을 감수한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접어든 베테랑 FA 선수를 위해 유망주를 내주는 위험을 감수할 구단은 거의 없다. 보상선수 규정이 베테랑 FA 선수의 이동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롯데 노경은도 같은 처지에 놓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FA 협상이 결렬된 뒤 몇몇 구단이 의사를 타진하다 포기했다고 한다. 보상 규정 때문이었다. 롯데가 보상 규정을 포기할 리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노경은은 올 시즌을 완전히 빈 공간으로 놓아 버리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FA 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당시 취지는 ‘자유로운 이적’에 있었다. 트레이드가 아니면 팀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던 당시 구조를 깬 혁신 조치였다.

그런데 KBO리그에선 특급 선수들의 돈 잔치로 변질됐다. 중소형 FA들에겐 족쇄가 되고 있다. FA 선수의 이적을 가로막는 보상선수 규정은 철폐돼야 한다. 보상선수 대신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일거에 보상선수 규정을 없애기 힘들다면 일본처럼 FA 등급제를 도입해 순차적으로 보상선수를 줄여나가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선수협도 FA 80억원 상한제와 이를 바꾸려 해선 안 된다. 규제는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누릴 권리가 선수들에게 있다. ‘FA 미아’로 전락한 노경은 사태가 다시는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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