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조세형씨

‘대도(大盜)’ 조세형(81)이 절도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는 22일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드라이버나 커터칼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고 피해 복구도 하지 못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은 야간에 상습적으로 주거에 침입해 1000만원이 넘는 귀금속과 현금 등을 절취했다”면서도 “출소 후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범행한 점, 피고인이 고령이며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은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다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범기간 내 또다시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모두 합쳐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 성동구 일대 주택에 침입해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쳐 구속 기소됐다. 거주자들이 외출한 틈을 타 담을 넘어 주택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500만원 상당의 달러와 위안화, 100만원 상당의 백금 반지, 50만원 상당 금목걸이 등을 빼돌렸다.

조씨는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지난 사연을 털어놓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저는 해방 3년 전인 4세 때 고아가 됐다”며 “복지시설을 전전하다 먹을 것을 훔치다 보니 소년교도소까지 가게 되고 이곳에서 범죄 선배들에게 범죄 기술만 익혔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들이 이달 22일 입대를 한다. 아이를 생각하면 징역형을 사는 게 두렵다”고 울먹였다.

조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고위 관료와 부유층 안방을 제집처럼 드나들기도 했다. 하룻밤 사이 수십 캐럿짜리 보석과 거액의 현찰을 훔쳐 상류사회의 사치생활을 폭로했다.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져 ‘의적’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뒤 출소해 선교 활동을 하고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을 털 수 없었다. 그는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다시 빈집을 털다 붙잡혀 수감생활을 했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3년에는 70대의 나이에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을 이용해 강남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5개월 만인 2015년 용산의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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