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마저도… 제조업발 ‘R의 공포’ 빨간불 켜졌다

미 제조업 경기 10년 만에 ‘최저’…“내년 하반기 미 경기침체 가능성 매우 높아”

글로벌 제조업 생산 증가세 “뚝”
한국 제조업 경기도 빠르게 ‘악화’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하반기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의 제조업 경기 악화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지만 회복세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잠정치)는 49.9를 기록했다. 지난달(50.4)보다 0.5 떨어졌다. PMI는 기업의 구매 책임자들을 설문해 경기 동향을 재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50보다 낮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미국의 제조업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제조업 구매 관리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제조업 부진과 함께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이어지면서 미국발 ‘R의 공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 아투로 에스트렐라 교수는 22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쯤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에스트렐라 교수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과 경기침체의 연관성을 가장 먼저 주장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그는 미국 재무부 채권 3개월물과 10년물의 금리 격차와 경기침체 연관성 지수를 줄곧 연구해왔다.

에스트렐라 교수의 결론은 3개월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이었다. 올 들어 미국 국채 3개월물의 금리는 10년물보다 높아졌고,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도 수시로 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발 ‘R의 공포’ 속에 주요국들의 제조업발 경기침체 ‘경보’도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 부진이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주요국 제조업 생산 부진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 생산 증가세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4%대에서 지난 1~5월 평균 1.4%로 떨어졌다. 기업의 전반적인 생산업황을 나타내는 글로벌 제조업PMI는 올들어 50 아래로 하회하고 있다.

이같은 제조업 생산 부진은 미·중 무역전쟁 탓이 가장 크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교역이 둔화되고,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지연되는 것이다. 아울러 제조업 부진은 선진국과 신흥국간 분업체계를 약화시키면서 당분간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 보고서는 “글로벌 제조업 생산 부진이 보호무역기조 강화, 글로벌 공급체계 약화 등 통상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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