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폴크스바겐·아우디, 차주들에게 위자료 배상하라”

법원 “수입사·제조사들 공동으로 각 100만원 지급” 판결


법원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차량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신적 손해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동연)는 23일 폴크스바겐, 아우디 차주 2501명이 폴크스바겐그룹,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판매사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2480명에게 차량당 각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차량 제조사(폭스바겐 아게·아우디 아게)들과 국내 수입사(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공동해 이 금액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매사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95%,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2015년 11월 인증 취소를 기준으로 이후에 차량을 소유·리스하거나 조작이 발견되지 않은 EA 288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 소유주 21명은 패소 판결했다. 조작이 발견된 엔진은 EA 189 모델이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처리 장치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했다. 이 사실은 2015년 미국에서 처음 드러나 전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기준치의 최대 40배가 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신 연비 등 성능이 향상된 것처럼 조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2015년 9월부터 회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냈다. 소송을 낸 소비자들은 수천명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업체들이 적은 배출가스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휘발유 차량보다 연비는 2배가량 좋다고 광고했다”며 “이를 믿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동종의 휘발유 차량보다 고가에 차량을 사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차량 매매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고 대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해왔다.

재판부는 소비자들이 이번 이슈로 커다란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정신적인 손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일반 소비자들은 대형 업체들의 광고를 신뢰하고, 그 신뢰에 기초해 (구매 시) 안정감과 만족감, 약간은 자랑스러운 마음도 가진다”며 “(이번 사태는) 이를 심대하게 침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차량 관련 부정 이슈는 일반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정신적인 손해를 입혔을 것”이라며 “이번 이슈로 소비자들은 상당 기간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고, 주변으로부터 환경 오염적인 차량이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어 불편한 심리 상태를 갖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인증의 적법성 여부가 차량 선택에 영향을 끼치거나 차량의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매매 계약을 취소할 정도로 불법 행위가 심각하지 않다며 재산적 손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2015년 11월 인증 취소를 기준으로 이전에 차량을 소유하거나 리스한 원고 모두에게 적용된다. 대상 차종은 리콜된 유로-5 배출가스 기준(질소산화물 배출량 0.18g/㎞ 이하)을 적용받는 폭스바겐 티구안·아우디 A4 등 디젤 차량 15종이다.

EA 288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제외했다. 미국 폭스바겐 측에서 제조한 ‘파사트’의 경우 국내 수입사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손해배상 책임만 인정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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