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면서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반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개막에 앞서 24일(현지시간) 오찬회동을 하기 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언은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내놓은 공개적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출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둘러싼 한·미 갈등은 당분간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당국자들은 여전히 한국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데 대해 화가 안 풀린 상태로 보인다”면서 “특히 미 정부 당국자들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소식통은 “워싱턴(주미 한국대사관)과 서울에서 (항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는 한국이 내린 (종료)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미 국방부도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촉발된 한·미 갈등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떠맡을지 주목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스탠스가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다독이는 효과를 낳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날 것”이라며 “그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훌륭한 신사이며 나의 훌륭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5일 미·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을 포함한 한·일 문제와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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