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회사 임직원들이 정치 등 일과 관계없는 주제를 두고 토론하는 것을 제한하는 새로운 내부 규칙을 공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이 오랜 기간 자사의 열린 토론 문화와 자유분방한 사내 분위기를 자부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변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24일(현지시간) 구글이 전날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으로 명명된 공문을 통해 이 같은 변화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공문에는 “동료들과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는 일은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와 별개로 일과에 방해가 될 정도로 정치나 최신 이슈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일은 그렇지 않다”는 문장이 명시됐다. 또 회사 임직원의 일차적 목표는 각자 고용된 직역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것임을 명확히 했다. 지침에 따라 회사 임직원들은 자신이 사무실에서 한 말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됐다.

구글은 변화된 내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요란스럽기로 유명한 사내 게시판을 제어하는 별도의 직원들도 고용할 예정이다. 사내 게시판에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등 문제가 될 만한 글을 올린 임직원을 식별하는 수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창립 이념으로 임직원들간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권장하는 등 자유로운 사내 문화를 추구해왔다.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관리자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경우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의 설립자들은 “열린 문화가 구글이 지난 20년간 기술 지형을 혁신하고 업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 자유분방한 기업문화로 인해 회사가 정치·사회적으로 곤경에 빠지는 사태가 빈발하자 구글 경영진이 먼저 나서 임직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린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 2017년 ‘기술 직종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적합하다’는 내용의 내부 게시판 글이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작성한 직원을 해고했다. 지난해에는 차별 논란에도 휩싸였다. 몇몇 전직 여성 직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며 구글을 고소했고, 몇몇 전직 남성 직원들은 보수적인 백인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했다며 구글을 고소했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케빈 서네키는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보수적인 견해를 표명했기 때문에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끝내 해고됐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구글을 보수주의자에 대한 편견을 지닌 정치적으로 편향된 집단으로 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파 정치권 인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구글이 내부 토론 문화가 자신들의 통제에서 벗어났음을 결과적으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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