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최대 95%의 손실이 예상되는 파생결합펀드(DLF)에 투자한 고객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만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DLF 투자자의 20% 가량은 펀드 등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는 ‘안정’ 성향의 고객이었다.

25일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제출받은 DLF 상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두 은행의 DLF에 투자한 개인 고객은 총 2043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층 고객이 37.6%(768명)를 차지했다. 두 은행이 고령층에 판매한 DLF 상품 잔액은 2020억원으로 전체 판매 금액(4422억원)의 45.7%에 달했다.

우리은행에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형 DLF를 구매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156명으로 평균 2억400만원을 투자했다. 이들은 현재 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원금의 95%를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우리은행에서 독일 DLF 상품에 투자한 사람의 16%는 과거 펀드 가입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을 통해 DLF 상품에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 주가연계펀드(ELF)나 DLF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도 18.1%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은 향후 금융감독원 분쟁 조정 과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 판매’ 여부에 따라 금융회사의 배상 비율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 금감원에는 60건 이상의 DLF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금감원은 이 안건을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해 상품 판매의 적정성과 적합성, 부당 권유 여부 등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 소비자 단체 등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 혐의로 우리은행을 고발했다. 분조위 결정 등에 따라 DLF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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