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담아 화제를 모은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우 박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조국, 난리도 이런 난리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국,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는 의견으로 시작된 글에는 “세끼 밥 먹고 사는데 불편한 거 없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애들은 집에서 가까운 국공립을 보냈고 큰 애는 국공립 보내기 위해 몇 년 기다렸다. 문득 나만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라고 운을 뗐다.

“조국은 조국 인생 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이렇게 생각한 지 몇 년 된다”고 한 우 박사는 “각자의 인생관과 도덕관이 있고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 박사는 “고대 학생들이 딸 입학과 관련해 집회를 시작하고 학교에선 부정 입학이 있으며 입학 취소하겠다고 하고. 개인의 인생관과 도덕관으로 간주하기엔 이미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렸다”며 “어쩔거냐?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라고 지적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속도전이나 전격전으로 그냥 버티고 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고 한 우 박사는 “누가 사법 개혁을 할 것이냐는 다음 문제 아닌가 싶다. 법대가 몇 개고, 로스쿨이 몇 개인데 그중 진짜 괜찮은 사람은 없을까. 뒤로 그냥 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가버린 듯싶다”고 했다.


우 박사는 이틀 뒤인 25일 “시대가 변한다, 과정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국 사건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는 우 박사는 자신이 어림짐작했던 것보다 분노의 강도가 더 세다고 했다.

“대중 앞에 서 있는 것은 늘 무서운 일이다”라고 한 우 박사는 “돌아보면 나도 15년 가까이, 정말로 대중 앞에 서 있다. 절반 이상은 청와대와 단단히 틀어져 늘 조심해야 하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하거나 예상하는 일은 늘 힘들다”고 한 우 박사는 “한국 사회는 변화가 많다. 감성과 문화적 성향 자체도 빨리 변한다. 그냥 늘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심해 살펴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라고 평가한 우 박사는 “누군가 가르치고 지도하고 그럴 수 있는 덩어리가 아니다. 사람들이 맞다고 하면 맞는거다. 천천히 그리고 가끔은 아주 빠르게, 그렇게 간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결론이 아니라 그 결론에 가는 과정이라는 얘기는 대학 시절부터 많이 들었지만 실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고 한 우 박사는 “과정이 더 중요한 사회로 우리가 가는 것 같다. 민주주의는 단기적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은 아니지만 길게 보면 그편이 더 효율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우 박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진보 경제학자로 불리는 우 박사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을 지냈으며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는 저서에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사를 받은 인물이다.

우 박사가 이런 의견을 피력한 25일은 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적선동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딸과 관련된 입시 및 장학금 특혜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공개 사과하면서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날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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