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처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KBS2)는 15%(닐슨코리아) 안팎의 시청률로 깜짝 흥행 중이다. 올해 초 10~11%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연예인 일변도에서 벗어난 폭넓은 출연진 구성이 이런 인기에 한몫했는데, 이동국 박주호 같은 스포츠 스타들의 가족과 샘 해밍턴 등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두루 소개하며 공감의 여지를 넓힌 덕분이었다.

요즘 육아 예능은 시청자들의 삶으로 더 깊게 들어가고 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 가정의 아이들을 앞세운 것은 물론 굵직한 메시지까지 녹여내면서 연예인 위주의 육아 예능에 지친 시청자에게 새로운 감성으로 어필하는 중이다.

‘아기 키우기’는 방송가에서 오랜 시간 효자 콘텐츠 노릇을 해왔다. 가령 가족 예능 원조 격인 ‘아빠! 어디가?’(MBC·2013)는 당시 침체하던 ‘일밤’을 단숨에 살려냈다.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비슷한 예능들이 꾸준히 안방을 찾았는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협찬받은 새 옷과 장난감으로 무장한 아이들, 국내외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부유한 연예인 가족의 모습이 일반 가정에서 보기엔 거리감이 든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육아 예능의 변화는 이런 비판과 무관하지 않지 않다. 최근 전파를 타기 시작한 ‘리틀 포레스트’(SBS)와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KBS2)에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을 앞세우는 등 시청자와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듬뿍 묻어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그간 스타들의 육아 예능에 대해 작위적이고 식상하다는 토로가 많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생한 이야기와 새로운 메시지를 가미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송화면 캡처


SBS가 월화 미니시리즈를 잠정 중단하고 선보인 리틀 포레스트는 강원도의 청정한 자연에서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담는다. 어린이가 뛰어놀 곳 없는 현실을 반영한 예능으로 방송 전 참가 신청이 1만 건에 달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각 방송사 메인 극이 맞부딪치는 황금시간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청률도 4~5% 내외로 선전 중이다.

시종일관 담백한 톤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메라는 출연진들이 아이들과 수제비를 만들어 먹고 물놀이를 하는 등 즐거운 일상을 담담히 풀어낸다. 김정욱 PD는 “아이들의 모든 면을 다 담았다. 예쁜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우리는 현실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진정성을 위해 장난감 등 PPL(간접광고)도 일절 받지 않았다.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 역시 기존 육아 예능과 다른 호흡을 가져간다. 싱글맘처럼 아이의 등·하원을 도맡지 못하는 일반 가정에 스타들이 도우미로 나서 아이 돌봄의 현주소를 살펴본다는 얼개다. 시청률은 2% 정도이지만 다큐멘터리처럼 부모와 아이들의 속 깊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공감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육아 예능의 변화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 평론가는 “제작진들에게 육아는 남녀노소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관심이 큰 매력적인 소재”라며 “신선한 육아 예능 포맷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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