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장용준(19)씨가 음주 교통사고를 낸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고 금품 합의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장씨는 전날 새벽 2시쯤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서 면허취소 수준(혈중 알콜농도 0.08% 이상)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운전자와 부딪혔다. 경찰은 “경상을 입은 피해자의 병원 진단서 제출 여부에 따라 장씨를 음주운전 혹은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제3의 인물인 남성 A씨가 현장에 나타나 경찰관에게 ‘장씨가 아닌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거짓 진술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가 혐의를 조사 중이다. 장씨도 처음엔 A씨가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가 조사가 이어지자 뒤늦게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장씨가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며 돈을 줄 테니 합의하자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사실이라면 장씨와 A씨 모두 형사 처벌을 받는다. 법무법인 평안 손병구 변호사는 “A씨에게는 범인 도피 혐의, 장씨에겐 이를 지시한 범인 도피 교사 혐의가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품 합의 제안 의혹의 경우 적용 가능한 혐의가 없어 처벌 대상이 아니다. 마포서 관계자는 “교통사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을 과장하지 말고 원만하게 처리하자’는 식으로 위로금, 합의금 명목으로 금품을 주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돈으로 다 해결했다’는 식의 도의적인 비판은 일 수 있겠지만 적용 가능한 혐의가 없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도 “이 상황은 공무원이나 회사 직원에게 직무와 관련해 금전적 이익을 약속하며 청탁한 경우(뇌물 수수·배임증재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설사 피해자에게 돈을 주며 사고 사실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해도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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