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향해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검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압수물 등의 정보들이 고스란히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이는 고의적인 ‘피의사실 흘리기’라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의 ‘논두렁 시계’가 언급되기도 한다.

다만 제기된 의혹 가운데에는 검찰이 억울해하는 대목도 적지 않다. 검찰이 확보하지 않은 자료, 언론의 자체적 접근이 가능한 정보 등에 대해서도 오해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검찰이 유출경로 점검에 나선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이게 나한테도 들어왔다”며 조 후보자 딸 조모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을 제시했다. 박 의원의 휴대전화 안에는 조씨의 주민등록번호이 적히고 최성해 총장의 빨간 직인이 선명한 표창장 컬러본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그것은 아마 압수수색을 해서 확보한 것이 아닌가, 제가 추측해 본다”고 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추측과 달리 검찰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표창장은 흑백 사본이었다. 검찰이 갖지 않은 자료를 두고 법사위원과 후보자가 검찰을 지목해 유출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박 의원은 8일 이 사진에 대해 “후보자나 따님 또는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면서도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해당 사진에 얽힌 사실관계 규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압수물 자료를 흘린다는 의혹은 앞서서도 제기됐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씨의 한영외고 시절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영어 성적을 공개하자 여권에서 “검찰과 본인 외에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은 생활기록부가 돌아다닌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검찰 내에 생활기록부 유출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고 국회에서 밝혔다.

조씨 측은 이를 경찰에 고소했고, 여당은 생기부 유출 출처로 검찰을 의심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6일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확인된 2건(조씨, 수사기관) 이외에 한영외고 교직원이 조회한 1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이 확인 중이다.


조씨가 작성한 이른바 ‘제1저자 논문’의 초고 작성자가 조 후보자로 돼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서도 검찰의 흘리기 논란이 일었다. 조 후보자는 “집에 있는 PC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렌식 자료를 검찰 말고 누가 갖고 있느냐. 참담하다”고 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후보자의 집에 있던 컴퓨터에서 나온 자료인데 수사기관에서 나오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문제의 컴퓨터를 검찰이 확보할 수 없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8일 “확인 결과, 해당 언론이 관련 대학 및 단체 등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취재한 것”이라며 “검찰 압수물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논문은 장영표 단국대 교수와 대한병리학회 등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문건 역시 언론사의 자체적인 취재 결과로 판명된 바 있다. 검찰은 언론의 수사내용 관련 취재에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실이 아니다”며 즉각 대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흘리지도 못하고 흘릴 수도 없는 수사”라고 말했다.

이경원 박상은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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