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는 장씨의 차량(왼쪽). 오른쪽 사진은 장씨의 차량과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장면. SBS 캡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장용준(19)씨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장 CCTV가 9일 공개됐다. 장씨가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다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장면, 이후 피해자가 도로에 쓰러지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겼다.

SBS가 이날 공개한 영상은 장씨의 흰색 차량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앞에 오토바이가 있었지만 장씨는 그대로 질주했고, 결국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충돌 직후 크게 휘청이다 도로에 쓰러졌다. 도로에 일순간 불꽃이 일기도 했다.

피해자 이모씨는 이후 몸을 일으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신고 당시 “뒤에서 다른 차량이 치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장씨가 경찰 도착 전 돌아왔고, 약을 건네주며 치료비 명목으로 합의금을 줄 테니 덮어달라고 부탁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장씨가) ‘지금 이렇게 덮고 싶습니다, 합의를 꼭 해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이라고 말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또, 장씨가 음주운전 무마를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의혹 관련해서는 사고 발생 20분쯤 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자리를 뜰 때까지만 해도 제삼의 남성은 현장에 없었다며 경찰이 장씨와 동승자 여성을 상대로 먼저 음주 측정을 했다고 말했다.

장씨의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연락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다음 날부터 장씨의 어머니가 연락해 사정했다”면서 “‘엄마 된 입장에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장용준씨. 연합뉴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7일 오전 2~3시 사이 마포구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음주측정 결과 장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장씨의 동승자 역시 면허취소 기준을 넘긴 만취 상태였다. 이 사고로 장씨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피해자 이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사고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다. 대신 뒤늦게 나타난 30대 남성 A씨가 운전자는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A씨만 데려가 조사했고, 장씨는 귀가 조치됐다. 장씨는 몇 시간 뒤 어머니와 변호인을 대동한 채로 경찰서를 찾아가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장씨와 동승자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장씨는 9일 비공개로 소환돼 조사를 마친 뒤 10일 자정쯤 귀가했다. 장씨 대신 운전했다고 주장했던 A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장씨의 동승자와 A씨도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씨가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이유에 대해 “경찰이 자료를 추적하고, 제삼자(A씨)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에 들어가니까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자수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출동해보니 사고 난 지점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장씨가 있었고), 장씨는 운전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피해자는 운전자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목격자도 없어 혐의 명백성을 바로 판단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포서 관계자도 장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고라도 피해자가 사망이나 크게 다친 중대한 사고가 아닌 이상 현행범 체포를 하지 않고 임의 동행을 요구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장씨의 음주 교통사고뿐 아니라 운전자 바꿔치기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정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