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버랜드 ‘일류 동물원’ 딱지 두고 영역 다툼

에버랜드 호랑이. 연합뉴스

서울대공원이 에버랜드와 ‘국제 일류 동물원’ 인증 순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에버랜드가 “아시아 동물원 최초로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을 받았다”고 발표하자 서울대공원이 “우리가 하루 빠르다”며 즉각 반발했다.

삼성물산은 10일 오전 에버랜드 동물원의 AZA 인증 소식을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AZA 인증은 동물원의 운영 시스템, 직원의 역량, 교육·연구적 기능, 고객과 사육사의 안전 등 모든 분야를 엄격한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며 "AZA 인증이 선진 시스템을 접목하고 인적 역량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자축했다.

서울대공원이 곧바로 발끈했다. 에버랜드 동물원 AZA 인증 소식이 기사화된 지 약 1시간 뒤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동물원이 에버랜드보다 하루 앞선 지난 7일 AZA 인증을 최종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서울동물원이) 아시아 동물원 중 최초 AZA 동물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초 논란이 불거지자 삼성물산은 ‘공동 1등’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AZA는 지난 6일부터 인증 후보기관을 대상으로 ‘인증 마지막 관문’인 청문회를 열었다. 서울동물원은 7일, 에버랜드 동물원은 8일 청문회를 거쳐 각각 당일 AZA 인증이 확정됐다. 인증 확정일 기준으로는 서울동물원이 하루 빠른 셈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 면접일이 달라도 같은 채용 기간 내 합격했으면 동기 아니냐”며 “AZA의 청문회 일정 편성 탓에 확정날짜가 엇갈렸을 뿐 둘 다 아시아 최초 AZA 동물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공원은 최종 결과가 나온 날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회사 면접과 달리 청문회 결과는 당일 개별 통지된다”며 “엄연히 인증 확정일 기준으로는 서울동물원이 아시아 동물원 최초”라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에버랜드 동물원 자료 발표 당시에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AZA 인증을 받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AZA 인증을 받는 입장으로서는 사전에 최초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이날 두 기관은 AZA 인증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가 인증을 따내기 위해 AZA 전문가 멘토링과 동물 사육 매뉴얼, 동물기록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해 준비해왔다”며 “자체 개발한 동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으로 동물 복지 수준을 높였다”고 치켜세웠다.

서울대공원 역시 “서울동물원의 동물복지 수준이 세계에서 인정받았고, 세계 속의 선진 동물원이 됐다”며 “110년 대한민국 동물원 역사에 남을 또 하나의 큰 획”이라고 자평했다.

AZA 인증은 평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북미 2800여개 야생 동물 기관 가운데 10%만 해당 인증을 거머쥐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수족관과 홍콩 오션파크만 이 인증을 받았다. 동물원 인증은 없었다.

이번 AZA인증에 따라 서울동물원과 에버랜드 동물원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원들과 활발한 국제 교류를 할 수 있게 된다. 종의 다양성 확보, 멸종위기종의 보전을 위한 다양한 국제적 활동 기회가 부여된다.
서울동물원 호랑이. 연합뉴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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