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성 출국을 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입국, 체포되면서 조 장관 주변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검찰이 조씨를 조사한 이후에는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문턱을 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교수는 조씨의 소개를 바탕으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거액 출자를 약정했고, 딸의 인턴십과 석연찮은 수상 과정에 관여했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 전후로 증거를 감추려 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15일 조씨와 함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이상훈 대표를 또다시 불러 조사했다. 결혼 상대를 소개해줄 정도로 서로 막역한 조씨와 이 대표는 정 교수를 통해서도 관계가 이어져 있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되면서 주식을 처분해야 할 때, 조씨는 정 교수에게 “이 대표를 만나 사모펀드에 투자해 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2017년 7월 이 대표를 만나 재산총액보다 큰 74억여원을 투자 약정했다.

조 장관은 “블라인드 펀드라서 어떤 회사에 투자하는지 모른다”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이후 수사에서 드러난 정황은 적어도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음극재 사업체인 더블유에프엠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정 교수에게 매월 200만원씩 총 1400만원의 자문료를 제공했다. 더블유에프엠 관계자들은 검찰에서 “조씨가 정 교수를 직접 소개했다” “정 교수가 회의에 참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가 자문료를 받던 당시는 이 대표가 더블유에프엠의 대표를 겸임하던 시기다. 정 교수와 이 대표의 관계가 단순한 고객과 펀드매니저 성격을 뛰어넘는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정 교수는 “영문학자로서 어학 사업 관련 자문위원 위촉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출판업체였던 더블유에프엠은 올들어 음극재 관련 군산 제2양산공장을 신축 결정하고 코스모신소재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조 장관은 “코링크의 이름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2017년 2~3월 정 교수가 동생에게 3억원을 빌려주고, 동생이 곧장 200배의 가격에 코링크PE 지분을 투자한 과정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출자자가 모두 친인척인 것을 넘어서 펀드 운영에 지시나 개입까지 이뤄졌다면, 공직자윤리법이 금지한 직접 주식투자를 사모펀드의 형식으로 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져 있다. 표창장에 자신의 이름과 직인이 있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검찰에서 “봉사기간이 정 교수의 임용보다 먼저 시작돼 잘못됐다” “상장 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표창장이며, 수상을 위임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정 교수와 함께 가짜 표창장을 만든 공범이 있는지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가 한국투자증권의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에게 연구실 PC 반출, 하드디스크 교체 등을 부탁했다는 내용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도 지적된다. 검찰은 김씨를 소환 조사해 김씨가 정 교수의 서울 방배동 자택 PC의 하드디스크도 교체해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가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정 교수의 연구실 및 자택 PC 하드디스크는 모두 검찰에 임의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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