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가정 폭력을 당한 여성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평생을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컸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국내 18세 이상 여성 316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각종 폭력 피해와 정신장애 사이 밀접한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력에 따른 정신장애는 평생에 걸쳐 나타날 우려가 매우 컸다. 물리적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의 경우 정신장애가 발병할 위험은 3.6배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이 위험이 14.3배 컸다.

물리적 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은 광장공포증·강박장애(각 8배), 니코틴 의존증(6.5배), 외상후스트레스장애(6.0배), 알코올 남용(4.9배) 등의 후유증을 겪을 위험이 있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을 위험은 32.4배 높았다. 강박 장애(27.8배), 니코틴 의존증(22.4배), 광장공포증(19.6배), 불안장애(13.3배)로 확인됐다.

연구팀을 이끈 홍진표 교수는 “폭력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봤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홀로 병을 키우고 있는 여성들이 더 있을 수 있다”며 “폭력에 따른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5년 인구총조사를 기반으로 나이,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18세 이상 여성들을 전국 23개 지역에서 선별하고 개별 인터뷰를 했다. 한 번이라도 배우자,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한 사람은 47명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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