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수잔 페테르센이 16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퍼스셔 글렌이글스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에서 끝난 유럽·미국 간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 싱글 매치플레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2m짜리 버디 퍼트를 잡고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이 솔하임컵의 4년 악몽을 환희로 바꾸고 은퇴했다. 유럽의 솔하임컵 우승을 확정한 버디 퍼트는 페테르센의 프로 인생 19년을 끝낸 마지막 타가 됐다.

페테르센은 16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퍼스셔 글렌이글스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파72·6434야드)에서 끝난 유럽·미국 간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마리나 알렉스(미국)에게 승리했다. 유럽은 이 승리로 마지막 1점을 추가해 미국을 14.5대 13.5로 물리쳤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을 탈환했다. 1990년부터 격년으로 열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뒀다.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12명씩 출전해 매치플레이, 포섬·포볼, 싱글 매치플레이를 사흘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과 유럽은 둘째 날까지 8-8로 비겼고, 이날 싱글 매치플레이 종반부까지 13.5-13.5로 팽팽하게 맞섰다.

이 승부를 끝낸 영웅은 페테르센이었다. 페테르센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홀컵 2m 앞에서 버디를 잡고 유럽의 결승점이 된 마지막 1점을 가져왔다. 알렉스는 3m짜리 버디 퍼트를 놓쳤다. 페테르센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유럽 갤러리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4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페테르센은 2015년 솔하임컵에서 과도한 승부욕 논란에 휘말렸다. 포볼 경기 중 미국의 한국계 선수인 앨리슨 리가 홀컵 50㎝ 앞에서 멈춘 퍼트를 ‘컨시드(짧은 거리의 퍼트를 홀인으로 인정한 경우)’로 생각해 공을 집어 들었지만, 동반 라운딩을 펼친 페테르센은 “컨시드를 주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리는 벌타를 받고 울음을 터뜨렸고, 페테르센은 ‘승부에 과몰입해 스포츠맨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이를 계기로 똘똘 뭉친 미국은 그해 솔하임컵에서 역전승했다. 페테르센에게 2002년부터 꾸준하게 출전한 솔하임컵은 지난 4년간 악몽과 같았다. 솔하임컵 9번째 출전이자 프로 인생의 마지막 대회에서 결승타를 쳐 야유를 환호로 바꿨다.

노르웨이의 수잔 페테르센이 16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퍼스셔 글렌이글스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에서 솔하임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페테르센은 2000년 9월 프로로 입문해 꼬박 19년을 보냈다. 프로 통산 22승 중 15승을 2003년 입회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그중 2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했다. 지난해 9월 아들 헤르만을 낳고 출전 횟수를 줄인 페테르센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완벽한 마지막이다. 프로 인생을 이보다 더 좋게 끝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표팀 단장 줄리 잉크스터는 “페테르센이 마지막 퍼트를 넣었을 때 놀라지 않았다. 페테르센은 우승이 걸린 퍼트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퍼트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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