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럭비월드컵에 참가하는 잉글랜드 팀이 단체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가 참배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넷우익들은 “역시 신사의 나라, 아픈 과거를 털고 존경심을 보였다”며 반기고 있지만 진보 네티즌들은 “뭣도 모르고 왔을 텐데 기뻐하는 넷우익 보니 짠하다”며 혀를 차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일본 네티즌 ‘areiraise’는 지난 13일 “오늘 영국에서 왔다는 (잉글랜드) 럭비팀 여러분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러 왔다. 참배 감사합니다. 과연 신사의 나라!”라는 글과 함께 30여 명의 건장한 럭비선수들이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윗은 사흘 만에 7000여 회 이상 리트윗됐고 1만8000여 건 이상 좋아요를 얻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넷우익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연합국 중 한 곳인 영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A급 전범들의 위패가 보관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와 참배하다니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굉장히 가슴이 뜨거워졌다. 감사합니다.”
“영국의 기사도와 일본의 무사도가 통했군요. 어딘가(한국과 중국을 가리키는 듯) 천년의 원망을 뿌리는 천한 무리와는 크게 다릅니다.”

“역시 신사의 나라는 다르네요. 좌익도 이들의 정신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대영제국의 바른 군인들이네요. 국가에 목숨을 바친 영령을 공경하는 것은 세계의 공통 상식이죠. 럭비팀의 건투를 빕니다.”

트위터 캡처

“럭비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응원할래요.”
“잉글랜드 전승 기원합니다.”

“군인들이니 적과 아군 구분 없이 호국영령들을 참배한 모양이군요.”
“잉글랜드도 참배하는데 아베는 왜 참배하지 않냐”

반면 진보성향 네티즌들은 기뻐하는 넷우익이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넷우익이야말로 일본의 수치다. 일본인 일본인 일본인 일본인만 외친다. 전쟁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일본이 속여서 참배시켰겠지. 여기서 기도하면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속인 건 아닐까?”
“독일 히틀러 무덤을 생각해보면 끔찍한 일이다.”

잉글랜드 럭비팀이 어떤 경위로 야스쿠니 신사를 단체 방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범들의 위폐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유명한 관광지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럭비월드컵이 아시아에서 개최되기는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11월 2일까지 일본 곳곳에서 열린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처럼 럭비월드컵을 통해 방사능 재앙의 극복을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르헨티나팀은 원전 사고 지점에서 불과 20㎞ 떨어진 J빌리지에서 훈련캠프를 차린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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